미래는 어떻게 만들어가는가


<김광수 소장과 21세기를 얘기하다-2편>

언젠가 김광수 소장을 만났을 때, 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소장님이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사무라이 훈련부장을 하셨을 것 같다."

그가 하는 말과 눈매를 보고 있노라면, 한 칼하는 사무라이가 떠오른다.
그는 분명 이 시대에서 한 칼 한다.
그가 휘두르는 칼에 혼쭐이 난 정부 관료들은 부지기수다.
문제의 핵심을 짚는 능력에서 논리적으로 딸리면 그냥 죽는 거다.
그가 펴낸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를 보면,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헛다리를 짚고 있는지 드러난다.
진실은 숨어 있어도 빛이 나는 법이다.
그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그의 해법은 환히 드러난다.




<사진출처: 이코노믹리뷰>

그는 한 칼 하는 것 뿐 아니라 한 칼하는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데도 관심이 많다.
이는 그가 일본에서 수학한 결과이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면, 몇 사람의 성공보다는 사회전체의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일본과 미국의 발전 방식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일본은 development를 중시하지만, 미국은 growth를 중시한다.
둘 다 발전, 성장이란 뜻을 갖고 있지만, 다르다.

일본기업에선 뛰어난 실적을 보여준 팀에 보상하고, 해당 직원에게는 진급을 시켜준다.
반면 미국기업에선 뛰어난 실적을 보여준 직원에게 막대한 보상을 하고, 팀에겐 별 거 없다.

일본기업은 전 직원들을 교육시켜 직원 전체가 성장하는 것을 추구하지만,
미국은 뛰어난 놈을 스카웃해서 억대 연봉을 주면 실력 발휘를 기대한다.

한국은...현재 미국식을 따르고 있다.
억대 연봉과 토사구팽...이게 한국의 샐러리맨들에게 맞닥뜨린 두가지 상황이다.

얘기가 좀 샜는데, 김 소장은 사회 전체의 성장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사무라이 훈련부장이란 별명을 지어줬다. 그가 좋아하든, 아니든.

김 소장은 한 칼하는 사무라이답게, 강호의 고수들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
이름 없는 무사라도 '한 초식'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도 안다.
그가 내놓은 책의 서문에 어김없이 "강호제현의 조언을 바란다"는 문구를 넣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무라이라면 수많은 적을 만나 싸워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고수가 된다. 살아 남아야 한다.
그가 노무라총합연구소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때, 그러니까 한국에는 막 IMF 체제가 시작됐을 때,
그는 외환위기의 원인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재경부, 금감위, 한은 등의 국장들에게 발송했다.
자기 인쇄해서 출판하고, 무작정 돌린 것이다.

결과는 정부 관료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그의 보고서를 두고 강독회를 개최할 정도였다.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독립하기까지 만 3년이 걸렸다. 그리고 2000년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연다.
이후에도 그는 무료로 정부 관료들에게 보고서를 발송했고, 인정을 받는다.
지금은 1년에 300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보고서를 볼 수 있다.
수년 동안 내공을 닦은 결과였다.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그들과 일전을 벌이는 것...고수가 되려면 꼭 거쳐야 한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싸움을 할수록 기술이 는다는 사실이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지식도 쌓으면 쌓을수록 더 넓은 시각을 볼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이 때문에 지식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삼성처럼 돈 많은 집안도 돈으로 운영할 수 없는 게 연구소 사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삼성이 월드와이드 1등의 위상에 걸맞게 벌써 세계적인 연구소가 됐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은 한국 1등은 됐을 지 몰라도, 아시아 1등은 너무 먼 얘기다.

지식은 도둑질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21세기엔 지식 고수만 살아 남는다.
이미 한국의 교수들은 이 싸움에서 상당수 깨지고 있다.
이들이 한국을 움직이는 세력으로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관료들? 연구소 연구원들?
글쎄...고수가 나올 수 없는 구조에서 일하고 있다. 별 희망이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이름 없는 블로거에 희망이 있다.
생활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어느날 뭔가에 사로잡혀 글을 쓰게 되면...
그는 현장에서 확인한 정보를 생산할 것이고,
그게 내공이 있다면, 사람을 불러모을 것이다.

<다음 글은 김 소장이 구축한 미래예측 모델에 관한 것이다.> 1월23일 오전 8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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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1/22 08:17 2007/01/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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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7/01/22 10:20 # M/D Reply Permalink

    삼숭이 딱 미국식 모델의 전형이네요.
    올해 임원진을 싸그리 갈아치운뒤 엘뒤도 삼숭의 모델을 따라 한다 하더군요.
    '뛰어난 인재 몇명이 수천명을 먹여 살린다' 라는 개념의...
    정말 '개념은?' 이란 소리가 절로 나오던데, 한 편으로는 '이거 너무 위험부담이 큰 도박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1. 미래도둑 2007/01/22 10:43 # M/D Permalink

      국경이 없어졌다는 말...알수록 파괴력이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례로 정보의 이동뿐 아니라 사람의 이동에 제한이 없어졌는데. 삼성이 임원들에게 고액 연봉을 주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나라의 기업에게 빼앗길 수 있어섭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임원의 연봉이 매겨지는 셈인데요. 어쨌든 승자독식의 자본주의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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