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29일, 저는 인천공항에 있었습니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그곳에 간 이유는 미래학자들을 만나기위해섭니다. 주제는 미래의 공항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들이 어떻게 이슈에 접근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첫 연사는 세계미래연맹(World Futures Studies Federation) 회장인 페비앤 고보디몽(47)(Fabienne GOUX-BAUDIMENT)씨. 그녀는 1994년 자신이 직접 설립한 미래연구소 프로젝티브(proGective) 사장이기도 합니다.
자료집을 보니 그녀의 이력서가 있던데, 상당히 독특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지금까지 이력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으로 분류해서 설명한 것이 재밌습디다. 예컨대 어제(Yesterday)에는 태어난 날짜와 과거 이력이 기제돼 있고요. 오늘(Today)엔 현직과 참여하고 있는 단체, 어떤 분야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고, 논문과 저작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내일(Tomorrow)에는 미래연맹회장을 2009년까지 맡는다는 사실이 쓰여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A4 용지로 10장에 걸쳐 자신의 학력(Academic), 사회경력(Professional), 대담이나 세미나에 출연한 경력(Talking), 티칭 이력(Teaching), 글 쓴 이력(Writing) 등이 상세히 나열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일관되게 관심을 가져온 분야를 소개하고, 다양한 이력을 제시하면서 세계에 다각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녀의 강의는 짧았지만 생각할 것 몇 가지를 던져주었습니다.
우선 미래학자들이라면 반복해서 강조하는 '하나의 미래는 없다. 미래를 예측할 때는 능력껏 다양한 가능성(wild cards)을 염두하라고 당부합니다. 예컨대 다양한 전쟁의 가능성(바이러스전, 조직화된 해적의 출현)이나 기후변화, 전염병으로 대도시가 몰락하는 경우, 세계 권력의 이동(미국->아시아) 등을 들 수 있겠고요.
그녀의 프리젠테이션에서 특징적인 것은 긍정적인 미래상과 부정적인 미래상을 나란히 비교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비교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갈등의 근본을 드러냅니다. 예컨대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급진적인 좌파 이데올로기의 확장을 경험한다든지, 혹은 규제가 심할수록 이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등장한다든지 하는 것들이죠.
이렇듯 현재의 쟁점이 뭔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모양입니다. 이날 한국의 연구자들도 발표를 했습니다만, 미래를 예측할 때 긍적적인 부분을 나열하는 데 그쳤습니다. 자신이 예측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을 예측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예측가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녀가 발표한 것 중 하이라이트는 진화의 고리를 찾아내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에 관한 것이었어요.
사회와 개인을 중심에 두고, 두 부분이 정치 분야에서, 공간적으로(Space), 경제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예측하는 겁니다. 좀전에 그가 제시한 두가지의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융합해갈 것인지 예측하는 것으로 볼 수 있죠.
예컨대...
-정치적으로 개인은 사회에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쪽으로 진화한다.(right to interfere)
-공간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념이 등장한다.(Glocal)
-경제적으로는 인구의 이동성이 더욱 빈번해진다. 이에 따라 다국적 문화가 출현한다.(multiculturalism)
-과학기술분야에선 새로운 발명을 규제하려는 도덕학이 등장한다.(ethics)
-21세기 말엽, 국가별 경계가 흐트러지고 세계정부가 등장한다.
진화는 자극과 갈등에 반응하면서 진행된다...이것이 그녀가 미래를 예측하는 기본적인 가정인데요.
이런 자극에 제대로 반응하면서 적응하려면 개인의 힘으론 안된다, 조직화된 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혼자 생각하지 말고, 뜻이 맞는 동료를 모아 의견을 나눠야한다는 것이죠.
다음엔 또 다른 미래학자들의 주장을 써보겠습니다.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