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아가려면...
잡담잡설 2007/05/17 05:24
얼마 전, 한강을 외줄타기로 건너는 고수들의 향연을 TV로 봤습니다.
줄 타고 나가가는 것, 재미 없을 줄 알았는데...재밌더군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맛이 있습디다.
그런데 외줄타기에 왜 저렇듯 길고 무거운 봉이 필요할까...궁금했죠.
물리학 전공하시는 분들은 관성의 힘,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사실 이해하기 어렵고요.
진짜 줄을 타는 분들은 "봉이 아래위로 리듬을 타야, 그 탄력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이거 궁금하지 않으세요? 왜 앞으로 나아가려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긴 균형봉이 필요할까.
무게는 13킬로그램이 넘는다는데요. 그냥 들고 있기도 힘든 봉이 역설적이게도 전진하는 원동력이다?
균형을 잡아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런 고민을 한 분이 외국에 있습디다.
191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메테를링크(Maeterlinck). 파랑새라는 신비주의적 희곡을 쓰신 벨기에 극작가.
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출처는 핸드메이드 라이프(돌베개))
"인간의 운명을 영원으로 싣고 가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배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배가 정박지를 떠나면 배는 전후좌우로 막 흔들린다. 그럼 우린 겁이나서 멀쩡한 돛들을 배 밑바닥의 짐칸에 채워넣는다. 중심을 잡기 위해 채워넣는 밸러스트처럼 쓰기 위해서다.
이 같은 밸러스트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어느 항구에 가도 조약돌은 있고, 모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돛은 드물고도 귀한 물건이다.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는 배 밑바닥의 컴컴한 창고 속이 아니라, 탁 트인 바깥의 바닷바람을 안을 수 있는 햇살 가득한 높다란 돛대 위다."
캬~ 죽이지 않습니까. 역시 낭만적 신비주의자답습니다.
외줄타기 선수들의 균형봉과 돛. 이거 제겐 비슷한 것 같은데요.
그럼,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돛과 균형봉은 뭘 말하는 것까요?
-앞으로 나가는 사람에겐 어떤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거꾸로, 저항이 없다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에서 그 저항?
-아니면 말 그대로 균형감 있는 시각?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나가게 한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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