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엔 독보적인 대기자 한 분이 계신다.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고졸 출신으로 한국일보에 입사, 케네디 대통령 암살을 국내에 첫 보도한 공로로 중앙일보로 스카웃.
일흔 가까운 지금도 새 책이 나오면 아마존을 통해 주문해서 읽는 분, 김영희.
그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대담한 기사가 최근 중앙일보에 실렸다.
나는 그와 토플러가 대화했다는 헤드라인만 보고 가슴이 떨려서 중앙일보를 가방 속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6번을 읽었다.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렸다.
기본 텍스트는 그와 토플러가 나눈 대화이고,
파란색 부분은 그의 질문 의도와 토플러 답변 의도를 나름대로 분석한 것이고,
빨간색 부분은 나라면 이렇게 질문했을 것이란 내용이다.
-(김영희) '부의 미래'는 국가와 사회가 부를 형성하는 과정을 다루었는데, 개인들이 돈을 벌고 쓰는 데 동서양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질문은 차이에 주목--->답은 공통점, 트렌드로 언급
(미래도둑) 부의 미래를 밝힌 당신은 어떻게 부를 창출하고 있습니까. 이웃의 부를 창출하는데 당신은 어떤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토플러) 미국에서는 세금제도가 부자들의 기부행위를 장려합니다. 억만장자들만 세제 혜택을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들도 교회와 학교 등 주변의 작은 기관들에 기부해요. 그런 세제(稅制) 말고 문화도 한몫한다고 봅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죄책감(guilty) 같은 걸 가져요. 돈 쓰는 행위의 동서양의 차이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부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건 사실입니다. 빌 게이츠와 같이 기부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세계화로 가치와 아이디어가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이죠.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가를 살펴보면 시대마다 유행하는 테마가 있어요. 요즘은 환경과 빈곤 문제가 뜹니다."
-정당하게 돈 번 사람이 왜 죄책감을 느낍니까.
김영희는 돈 번 주체와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냄--->토플러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힘을 언급함.
-죄책감을 더 느끼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자신은 돈을 많이 벌었는데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책임감이 들겠죠."
-부자나라 미국은 왜 천문학적인 돈을 이라크에 쏟아부으면서 아프리카의 기아와 에이즈 피해자들을 돕는 데 인색합니까.
김영희는 미국인의 돈 쓰는 기준을 물어봄--->토플러는 일면만 보지 말고 전체를 봐라고 조언.
"이라크에 쏟아부은 돈은 대부분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 오니까요. 언론이 말하는 천문학적 전쟁경비는 한 부분만 보고 2~3단계 뒤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쓴 돈은 이라크로 들어가는데, 국방부를 통해 민간에게로 갔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미국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1차 걸프전 때 사담 후세인은 이란과 전쟁중이면서도 이란과 협력했어요. 대량살상무기가 이란과 시리아로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방도는 있나요.
김영희 즉답을 요구--->토플러 답보다는 싸움의 본질을 언급.
-미국과 이라크가 같이 번영하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이란과 대화해야죠. 이라크전쟁에는 여러 단계가 있어요. 수니파와 시아파가 싸우는 종교의 측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싸우는 대리전, 국가간 전쟁과 길거리 갱들의 전쟁이 그겁니다. 미국은 국가에 초점을 맞춘 서양의 시각에서 전쟁을 시작했는데 상대는 종교적인 전쟁을 하고 있어요."
-토플러 박사는 '부의 미래'에서 남한의 '빨리 빨리' 정신과 북한의 시간 끌기 작전을 비교하셨습니다.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남북대화나 6자회담이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거나 급작스럽게 중단될 수도 있습니까.
김영희는 남북한의 방법론의 차이가 같아질 수 있음을 질문--->토플러는 다시 필드를 보라고 조언. 점보다 면을 보라고 충고한 셈.
"때로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있지요. 많은 당사자가 있을 때 속도를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기 쉽지 않아요. 6자회담과 남북대화의 속도는 북한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건 아주 불행한 일이에요."
-아시아는 미.일 군사동맹의 보호막 아래서 경제발전과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중국이 미.일 동맹에 맞서는 초강대국으로 등장하면 사정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김영희는 다시 즉답을 요구--->토플러는 김영희의 가정 '중국=초강대국'이란 관점에 의문을 제기.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 이 역시 점을 보지 말고 면과 부피를 보라는 충고.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세계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역사는 예정된 행로 위를 일직선으로 진행하진 않습니다. 중국에 관한 예측은 너무 단순화돼 있어요.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GDP(국내총생산) 등 전통적인 경제 수치만 보고는 알 수 없습니다. 중국은 불안정합니다. 7000~8000 건의 시위가 있었다는 중국 경찰 통계는 의미심장해요. 2020년께 중국이 수퍼파워로 등장한다는 예측은 너무 순진합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속도와 시간을 잘 이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발전 속도를 잘 조절하고 있죠."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중국의 중앙정부가 국민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전제로 제2의 마오쩌둥이 나타나 현 체제를 뒤엎고 사회를 장악한다고 하셨는데요.
"솔직히 매우 도발적인 발상입니다. 중국인보다는 중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사실 중국이 통제를 잃고 그 결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같은 첨단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젊은이들을 일종의 '유목민'으로 만들어 학교와 가정과 모든 권위로부터 탈출하고 있는 건 아닙니까. IT 기술이 사회와 공동체를 해체하는 건 아닙니까.
김영희는 표피적인 불안감을 언급--->새롭고 기이한 현상을 소개하고 본질을 소개. 아울러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을 같은 비중으로 언급. 아울러 그것이 왜 발생하는지 언급. '기술과 사회의 격차'라고.
-it기술을 생활에 어떻게 이용하시는지. 그래서 당신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들 사이에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봐야겠죠. 매일 몇 시간씩 가상공간에서'제 2의 삶'(second life)을 사는 젊은이들을 나도 잘 이해하지 못해요. 이번 주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있었는데,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로 서로에게 경찰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활용했다고 해요. 기술은 국가에 의해 통제될 수 없어요. 앞으로 우리는 매우 기이한 운동 또는 동맹들의 태동을 보게 될 거예요. 합리적이고 인류에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고, 광적이고 분파적인 종교 집단도 형성될 겁니다. 기술은 최첨단인데 사회제도가 후진적인 데서 오는 격차 때문이죠."
-인터넷의 시대에도 한국.중국.일본에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립니다. 언제까지 그럴까요.
김영희 또 즉답을 요구(언제까지냐?)
"정치인들이 민족주의를 악용하는 짓을 중단할 때까지요. 민족주의의 성장은 국가 자체가 약해질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는 독점적 권력을 잃고 있습니다. 근대적 국가 탄생 이후 처음입니다. 국가는 이제 다국적기업.비정부기구(NGO).유엔 등과 권력을 공유해야 합니다. 국가의 개념이 약화하면서 국가는 민족주의를 부추깁니다. 국내 문제에서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한 전략이죠."
-핵문제에 대해 미국은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인도와 이스라엘의 핵무기에는 눈을 감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장 저지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합니다. 미국의 이런 정책이 정당합니까.
김영희 이중적 잣대=부당하다는 이중적 잣대를 드러냄--->토플러는 산술평균 사고보다 합리적 평균이 중요함을 언급
"거기엔 논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웃음) 단순 계산으로는 모두가 동등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잠재적인 위협이 다릅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분쟁중이긴 하지만 전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개연성이 낮죠.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그런 보장이 없어요."
-중국의 힘의 원천은 그 영토와 인구의 크기입니까.
김영희의 질문은 불명확했다. 힘은 부를 말하는 것인가, 정치적 영향력을 말하는 것인가--->질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토플러의 답변도 엇나갔다.
-중국은 나라도 크고 인구도 많으니 부자나라가 될까요? 중국 부자들도 많이 만나셨을 것 같은데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고 있나요?
"중국을 논할 때 흔히 규모에 초점을 맞추는 건 옳지 않아요. 규모가 커서 성공한다는 건 대량생산 시대의 사고입니다. 지금은 다양화, 틈새, 맞춤형 생산의 시대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나라가 클 필요는 없어요. 싱가포르.두바이.아일랜드 등 작은 국가들의 성공 사례를 보세요. 지금 중국은 제2의 물결인 산업시대이기 때문에 규모를 말하는 겁니다."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와 토플러가 나눈 대화를 통해 나는 한국 지식인의 크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선 김영희로 대표되는 한국의 지식인은,
1)나와 타인의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차이만을 찾으려고 한다. 이는 나와 타인을 구별하는 점을 찾는 것이 지식인의 할 일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하는 사고다. 각자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다.
2)국제문제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장(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개별 주체에 대한 인식만 있지 주체를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3)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단독 인터뷰'라는 타이틀로 소개했다. 그러나 뭘 단독으로 들었다는 것인지 도저히 찾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 유명인을 만났다는 점에만 의미를 찾지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사진만 찍으면 그의 지식이 내 것이 되는가?
4)원인 분석 없는 막연한 답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올바른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다. 왜 그에게서 답을 요구하는가. 답을 찾는 방법과 시각을 요구해야지!
이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한국 지식인의 한계와 종속성, 철학의 빈곤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영희 대기자는 한국 언론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분이다.
그의 잘못이 아니다.
이런 풍토를 용납하는 우리 사회가 문제다.
나는 잘 났나? 천만에, 김영희의 1000분의1도 못 따라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꼼꼼히 읽어보니 이런 한계를 절감했다는 얘기다.
고졸 출신으로 한국일보에 입사, 케네디 대통령 암살을 국내에 첫 보도한 공로로 중앙일보로 스카웃.
일흔 가까운 지금도 새 책이 나오면 아마존을 통해 주문해서 읽는 분, 김영희.
그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대담한 기사가 최근 중앙일보에 실렸다.
나는 그와 토플러가 대화했다는 헤드라인만 보고 가슴이 떨려서 중앙일보를 가방 속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6번을 읽었다.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렸다.
기본 텍스트는 그와 토플러가 나눈 대화이고,
파란색 부분은 그의 질문 의도와 토플러 답변 의도를 나름대로 분석한 것이고,
빨간색 부분은 나라면 이렇게 질문했을 것이란 내용이다.
-(김영희) '부의 미래'는 국가와 사회가 부를 형성하는 과정을 다루었는데, 개인들이 돈을 벌고 쓰는 데 동서양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질문은 차이에 주목--->답은 공통점, 트렌드로 언급
(미래도둑) 부의 미래를 밝힌 당신은 어떻게 부를 창출하고 있습니까. 이웃의 부를 창출하는데 당신은 어떤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토플러) 미국에서는 세금제도가 부자들의 기부행위를 장려합니다. 억만장자들만 세제 혜택을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들도 교회와 학교 등 주변의 작은 기관들에 기부해요. 그런 세제(稅制) 말고 문화도 한몫한다고 봅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죄책감(guilty) 같은 걸 가져요. 돈 쓰는 행위의 동서양의 차이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부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건 사실입니다. 빌 게이츠와 같이 기부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세계화로 가치와 아이디어가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이죠.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가를 살펴보면 시대마다 유행하는 테마가 있어요. 요즘은 환경과 빈곤 문제가 뜹니다."
-정당하게 돈 번 사람이 왜 죄책감을 느낍니까.
김영희는 돈 번 주체와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냄--->토플러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힘을 언급함.
-죄책감을 더 느끼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자신은 돈을 많이 벌었는데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책임감이 들겠죠."
-부자나라 미국은 왜 천문학적인 돈을 이라크에 쏟아부으면서 아프리카의 기아와 에이즈 피해자들을 돕는 데 인색합니까.
김영희는 미국인의 돈 쓰는 기준을 물어봄--->토플러는 일면만 보지 말고 전체를 봐라고 조언.
"이라크에 쏟아부은 돈은 대부분 다시 미국으로 되돌아 오니까요. 언론이 말하는 천문학적 전쟁경비는 한 부분만 보고 2~3단계 뒤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쓴 돈은 이라크로 들어가는데, 국방부를 통해 민간에게로 갔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미국은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1차 걸프전 때 사담 후세인은 이란과 전쟁중이면서도 이란과 협력했어요. 대량살상무기가 이란과 시리아로 넘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김영희 즉답을 요구--->토플러 답보다는 싸움의 본질을 언급.
-미국과 이라크가 같이 번영하는 방법은 없겠습니까.
"이란과 대화해야죠. 이라크전쟁에는 여러 단계가 있어요. 수니파와 시아파가 싸우는 종교의 측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싸우는 대리전, 국가간 전쟁과 길거리 갱들의 전쟁이 그겁니다. 미국은 국가에 초점을 맞춘 서양의 시각에서 전쟁을 시작했는데 상대는 종교적인 전쟁을 하고 있어요."
-토플러 박사는 '부의 미래'에서 남한의 '빨리 빨리' 정신과 북한의 시간 끌기 작전을 비교하셨습니다.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남북대화나 6자회담이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거나 급작스럽게 중단될 수도 있습니까.
김영희는 남북한의 방법론의 차이가 같아질 수 있음을 질문--->토플러는 다시 필드를 보라고 조언. 점보다 면을 보라고 충고한 셈.
"때로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있지요. 많은 당사자가 있을 때 속도를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기 쉽지 않아요. 6자회담과 남북대화의 속도는 북한이 장악하고 있는데 이건 아주 불행한 일이에요."
-아시아는 미.일 군사동맹의 보호막 아래서 경제발전과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중국이 미.일 동맹에 맞서는 초강대국으로 등장하면 사정은 어떻게 달라집니까.
김영희는 다시 즉답을 요구--->토플러는 김영희의 가정 '중국=초강대국'이란 관점에 의문을 제기.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 이 역시 점을 보지 말고 면과 부피를 보라는 충고.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세계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역사는 예정된 행로 위를 일직선으로 진행하진 않습니다. 중국에 관한 예측은 너무 단순화돼 있어요.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GDP(국내총생산) 등 전통적인 경제 수치만 보고는 알 수 없습니다. 중국은 불안정합니다. 7000~8000 건의 시위가 있었다는 중국 경찰 통계는 의미심장해요. 2020년께 중국이 수퍼파워로 등장한다는 예측은 너무 순진합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속도와 시간을 잘 이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발전 속도를 잘 조절하고 있죠."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중국의 중앙정부가 국민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전제로 제2의 마오쩌둥이 나타나 현 체제를 뒤엎고 사회를 장악한다고 하셨는데요.
"솔직히 매우 도발적인 발상입니다. 중국인보다는 중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사실 중국이 통제를 잃고 그 결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너무 끔찍한 일입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같은 첨단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젊은이들을 일종의 '유목민'으로 만들어 학교와 가정과 모든 권위로부터 탈출하고 있는 건 아닙니까. IT 기술이 사회와 공동체를 해체하는 건 아닙니까.
김영희는 표피적인 불안감을 언급--->새롭고 기이한 현상을 소개하고 본질을 소개. 아울러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을 같은 비중으로 언급. 아울러 그것이 왜 발생하는지 언급. '기술과 사회의 격차'라고.
-it기술을 생활에 어떻게 이용하시는지. 그래서 당신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들 사이에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으로 봐야겠죠. 매일 몇 시간씩 가상공간에서'제 2의 삶'(second life)을 사는 젊은이들을 나도 잘 이해하지 못해요. 이번 주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있었는데, 젊은이들이 휴대전화로 서로에게 경찰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활용했다고 해요. 기술은 국가에 의해 통제될 수 없어요. 앞으로 우리는 매우 기이한 운동 또는 동맹들의 태동을 보게 될 거예요. 합리적이고 인류에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고, 광적이고 분파적인 종교 집단도 형성될 겁니다. 기술은 최첨단인데 사회제도가 후진적인 데서 오는 격차 때문이죠."
-인터넷의 시대에도 한국.중국.일본에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립니다. 언제까지 그럴까요.
김영희 또 즉답을 요구(언제까지냐?)
"정치인들이 민족주의를 악용하는 짓을 중단할 때까지요. 민족주의의 성장은 국가 자체가 약해질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는 독점적 권력을 잃고 있습니다. 근대적 국가 탄생 이후 처음입니다. 국가는 이제 다국적기업.비정부기구(NGO).유엔 등과 권력을 공유해야 합니다. 국가의 개념이 약화하면서 국가는 민족주의를 부추깁니다. 국내 문제에서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한 전략이죠."
-핵문제에 대해 미국은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인도와 이스라엘의 핵무기에는 눈을 감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장 저지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합니다. 미국의 이런 정책이 정당합니까.
김영희 이중적 잣대=부당하다는 이중적 잣대를 드러냄--->토플러는 산술평균 사고보다 합리적 평균이 중요함을 언급
"거기엔 논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웃음) 단순 계산으로는 모두가 동등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잠재적인 위협이 다릅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분쟁중이긴 하지만 전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개연성이 낮죠.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그런 보장이 없어요."
-중국의 힘의 원천은 그 영토와 인구의 크기입니까.
김영희의 질문은 불명확했다. 힘은 부를 말하는 것인가, 정치적 영향력을 말하는 것인가--->질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토플러의 답변도 엇나갔다.
-중국은 나라도 크고 인구도 많으니 부자나라가 될까요? 중국 부자들도 많이 만나셨을 것 같은데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고 있나요?
"중국을 논할 때 흔히 규모에 초점을 맞추는 건 옳지 않아요. 규모가 커서 성공한다는 건 대량생산 시대의 사고입니다. 지금은 다양화, 틈새, 맞춤형 생산의 시대입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나라가 클 필요는 없어요. 싱가포르.두바이.아일랜드 등 작은 국가들의 성공 사례를 보세요. 지금 중국은 제2의 물결인 산업시대이기 때문에 규모를 말하는 겁니다."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와 토플러가 나눈 대화를 통해 나는 한국 지식인의 크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선 김영희로 대표되는 한국의 지식인은,
1)나와 타인의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차이만을 찾으려고 한다. 이는 나와 타인을 구별하는 점을 찾는 것이 지식인의 할 일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하는 사고다. 각자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다.
2)국제문제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장(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개별 주체에 대한 인식만 있지 주체를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3)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단독 인터뷰'라는 타이틀로 소개했다. 그러나 뭘 단독으로 들었다는 것인지 도저히 찾을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 유명인을 만났다는 점에만 의미를 찾지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사진만 찍으면 그의 지식이 내 것이 되는가?
4)원인 분석 없는 막연한 답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올바른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다. 왜 그에게서 답을 요구하는가. 답을 찾는 방법과 시각을 요구해야지!
이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한국 지식인의 한계와 종속성, 철학의 빈곤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영희 대기자는 한국 언론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분이다.
그의 잘못이 아니다.
이런 풍토를 용납하는 우리 사회가 문제다.
나는 잘 났나? 천만에, 김영희의 1000분의1도 못 따라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꼼꼼히 읽어보니 이런 한계를 절감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