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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구름에 비가 숨어있을까?

조만간에 2006/11/24 15:01
<이탈리아 청년들의 하소연>이란 글을 쓰고, 댓글을 봤더니...
레인님이 쓰신 또 한 편의 하소연이 올라와 있네요. 냉큼 레인님 사이트로 가서, 글과 댓글을 읽었습니다.
한 편을 글을 더 쓰고 싶어서...오후 일정 다 포기하고 또 자판을 토닥거립니다.

'어느 구름에 비가 숨어 있을까?'
어느 나라 속담인줄은 모르겠으나, 보험영업사원들이 자주 쓰는 말임다. 어느 구름에 비가 숨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생각날 때마다, 눈에 보이는 족족 구름들을 찔러봐야 한다는 얘기.

개그 프로그램이라면 KBS와 SBS에 쪽도 못쓰는 MBC가 요즘 '개그야'라는 것으로 떴습니다.
당연, "김 기사~"하는 사모님 덕분이죠. 한 사람의 개그맨이 방송국을 살려낸 것인데, 이렇게 한 사람의 힘은 크고 위대합니다.

난,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MBC PD가 개그맨들에게 이렇게 하소연을 했을 겁니다. "야, 이러다가 우리 방송국에서 개그프로 없어지겠다. 나는 살려낼 재주가 없으니, 니네들이 한 번 해봐라."
그러자, 신참 개그맨인 싸모님이 아이디어를 PD에게 들고 왔을 겁니다.
그런데, PD는 신참이라고 그의 얘기를 묵살하지 않았겠죠. 그러니까 지금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고, 아마 PD도 다 죽어가는 판국에 이것저것 가릴 게 없어서 받았을 겁니다.
근데, 결과는? 떴죠. 둘 다. 방송국과 개그맨.

이렇듯 열린 구조가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내 고민을 오픈하고, 고민하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놓는 구조. 이게 리스크 많은,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비결이라고.

실제 중국 춘추전국 시대에는 인재의 구별이 따로 없었다고 합니다. 학벌, 가벌 이런 거 따지지 않고, 인재라고 생각하면 노비라도 불러들인 거죠.

17세기, 중국에 뒤졌던 유럽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벌떡 일어선 것도 이름 없는 기술자도 왕립협회 회원으로 모셨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다니엘 부어스틴의 '발견자들' 중) 그러니까, 신분고하, 학벌여부를 따지지 않았다는 거죠.

며칠 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을 고민하는 한 관료와 얘기하면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대기업의 문제는 비전과 기회를 독점하는 데 있다고. 협력업체들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고스란히 자기네들이 떠맡는 구조라고.
한국의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한 것은 '압축적 산업화'의 결과였잖아요. 잘난 놈이 없다보니, 나라 전체가 몇 놈에게 모든 것을 몰아준 것이죠. 이게 쌓이고 쌓여, 재벌은 자신에게 모든 자원이 집중되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게 됐고요. 그러다보니 협력업체들과 고민을 나누지 않았다는, 그런 얘깁니다.

그렇다면, 외국계 업체는? 한 예로 모토롤라는 한국의 대기업이 거들떠보지도 않은 한 중소기업체와 손잡고 벌떡 일어섰다고 함니다. 히트 제품이 없어 헤매던 모토롤라는 2년 전  '레이저'라는 제품을 내놓아 5000만대를 판매했다. 그야말로 대박이죠. 그런데 이 제품이 나올 수 있던 것은 삼영테크놀로지라는 중소업체가 휴대폰 두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디자인기술을 제공했던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 기술은 한국의 대기업은 거들떠보지 않았던 거죠. 만약 기회와 비전을 공유하는 문화가 있었다면, 이런 기술을 절대 놓칠 리 없었겠죠.

재벌독점 구조, 압축적 산업화의 폐해는 1997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가속화됩니다. 폐허속에선 역시 잘 나가는 놈들 몇명을 밀어주게 돼 있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관직이 줄자, 양반집 집안 전체가 한 놈에게(장남 위주로) 자원을 몰아주는 분위기가 생겼듯이(장자 승계의 전통은 임난 이후라는 설이 맞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세계화 시대에 치열한 경쟁은 기업만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같은 서민도 마찬가지죠. 이럴 때일수록 위험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상사는 말단직원과, 선생은 제자와, 선배는 후배와 마음을 열고 고민을 터놓을 때, 문제를 풀 방안은 누구라도 내놓을 수 있다는 구조를 만들어놓을 때, 적을 만들지 말고 울타리를 터놓을 때, 좀더 겸손해질 때...출구가 보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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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6/11/24 16:5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미래도둑님 블로그에서 매번 많은걸 느끼고 돌아갑니다. 꾸벅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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