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는 일을 해본 적 있는가?

조만간에 2007/05/10 18:37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뭐 하는지 아는 분?
없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 시청에 들르기 전까지는...

오늘 아침에 저는 서울시청에서 '창의 아이디어 및 사례 발표회'에 참석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그리고 서울시 산하단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 것을 발표하는 자리였어요.
저는 처음엔 그러려니 했어요. 서울시가 뭘 한다고...

그런데 7개 팀이 나와서 사례를 발표하는 것을 듣고 여러가지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 말단 공무원부터 최고위 국장급까지 그렇게 발표하고픈 욕구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 남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 이걸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 혁신 사례를 발표하는 방식도 새로웠는데, 30여명의 평가단이 사례를 듣고 점수를 매깁니다.
-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집계 되는데, 점수가 바로 나오니까 재미있고, 때로는 묘한 긴장감도 줍니다.

발표 내용을 보니까...
어린이 보호구역 내 네비게이션 음성안내 추진(교통국)
학교 증개축 쉬워진다(도시계획국)
아리수 아카데미(상수도사업본부)
행복을 나누는 도움(건설안전본부)
교통요금, 이젠 소득공제 받자(행정국)
돌고래 수중공연 개발(서울대공원)
아시아 최고의 치매치료 체험병원(서북병원)

이중 최고의 점수를 받은 사람은 교통요금, 소득공제받자는 내용을 발표한 행정국 직원이었습니다.
근데, 이런 생각이 듭디다.
이 직원은 자신의 고민을 푸는 쪽으로 아이디어를 낸 것 같다는 겁니다.
교통카드 사거나 충전할 때, 현금 내는데 왜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하며, 이것을 나중에 연말정산에 활용할 수 없느냐는 것이었죠.
가만히 보니 자신의 고민이 옆 사람의 고민이었고, 이웃의 고민이었고, 서울시민의 고민이었다는 거죠.
전체는 하나라는 것, 행정국 직원의 사례 발표를 통해 느낄 수 있었는데요.

세계에서 유일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
유일한 제품은 자신의 고민을 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내 고민을 풀면, 다른 사람의 고민을 푸는 것이 되고, 그렇게 되면 전체의 고민이 풀리게 된다는 것.

-------------------------> 그밖에 생각할 거리들
1. 치매치료와 원예학이 접목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대외협력팀의 역할이 커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종간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솔루션이 나오는 시대니까, 이들을 엮을 수 있는 팀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부서가 될 것임.

2. 사회 전체가 창의력을 높이는 과제를 부여 받고 있는 요즘...강연 시장이 커질 것 같다. 창의력이라고 하면 일단 사람들은 남의 얘기를 듣는 것에서 출발하려고 하니까. 외부 강연 시장은 사실 커지고 있다.

3. 해외 여행 갈 때 놀이공원은 꼭 가봐야겠다. 세계인은 어떤 것에서 재미를 찾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할 것 같다. 재미는 어디서 발견하는지...

4. 회사를 살리는 아이디어는 말단 직원의 또라이 같은 생각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회의 바람을 최상위 경영진이 어떻게 맞아야 할지 구조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물론 다들 하고 계시지만)

5. 허브 캘러허 사우스웨스트 전 회장은 회사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자기 사무실로 가기까지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지나면서 만나는 모든 직원들과 인사하고, 대화하고, 농담 따먹기 하면서 가기 때문에. 그는 무려 46분기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6. 서울대공원팀의 새로운 공연 개발 과정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발표자의 멘트가 압권이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때, 우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했다." 당신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일을 한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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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7/05/11 09:10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어허......
    정말 좋은데요...
    바로 앞의 시장의 눈에 확드러나는 정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약하다보니 아무일도 안하는 것처럼 느껴진걸 수도 있겠네요.
    확실히,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건지 손쉽게 알 수 있는 통로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긴 합니다.

  2. 미래도둑 2007/05/11 09:3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레인님의 주장에 동감합니다. 통로의 문제...서울시에 한 번 얘기해보죠.
    덧글을 달다가 문득 생각난 것은...
    '자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보고, 진지하게 푼다'는 것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씀하신 율기(律己)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자신을 엄격히 다스린다는 것이 결국 자신의 고민을 푸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머 이런 생각이 듭니다.

  3. lionheart 2007/05/13 15:0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허브 캘러허 회장이 '블루오션'에 언급 되었던 그 '사우스웨스트'의 회장인가요? 그랬군요 제 생각엔 '블루오션 전략'을 잘 구현해서가 하니라 출근시간이 3시간이 걸린 것. 그것이 원인이었다 생각합니다.

    • lionheart 2007/05/13 15:07 PERMALINKMODIFY/DELETE

      미래의 물결은 아직 읽어보지 못 했습니다. 서점에 가서 흘끔거리기만 하다가 조금 더 숨고르기를 하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수 많은 블루오션 신봉자들이 생겨났다가 지금은 그 마저도 낡디 낡은 구닥다리가 되어버린것 아닌가 합니다.

    • 미래도둑 2007/05/14 13:23 PERMALINKMODIFY/DELETE

      아, 블루오션이란 책에 언급이 된 분이군요. 어쩐지...저도 3시간 전략이 귀에 쏙 들어와서 그 부분만 언급한 겁니다. 라이온하트님의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오늘의 블루오션은 내일 구닥다리로 변하겠죠. 근데 블루오션을 만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 번 경험한 사람은 다시 어디론가 새로운 분야로 튀는 것 같아요. 물론 그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즐긴다면 말이죠.
      앞서 라됴님이 쓰신 글에도 이런 댓글을 달았는데. 진짜 나는 설명하는 내가 아니고, 행동하는 나다...는 것,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lionheart 2007/05/14 16:20 PERMALINKMODIFY/DELETE

      맞습니다.
      제창자가 문제가 아니라 '신봉자'의 문제죠^^ 신주단지 모시듯 덜덜떨기만 하는 신봉자는 좀 곤란한 것 같습니다. 내쳐도 보고 반짝반짝 광도 내봐야 실체를 알 수 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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