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구하다
실험실 엿보기 2007/01/16 08:32
일요일 밤, MBC TV에서 '로봇, 인간이 되다'는 프로그램을 봤다.
요즘 언론에선 온통 미래 이야기다.
조선일보는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를, 동아일보는 미래학 서적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MBC에선 '미래'라는 주제로 로봇을 다루고 있다.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다행스럽고 칭찬할 일이다.
MBC에서 방영한 로봇, 인간이 되다...1년 동안 취재했다는데, 내용도 탄탄하고 다양했다.
로봇은 현재 세 나라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그리고 한국), 미국, 스위스.
각기 경쟁적으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미묘하지만 명확한 차이가 눈에 띤다.
일본에서 제작하는 로봇은 사람을 닮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처럼 무릎을 펴고 걸어야 하고, 사람처럼 팔과 몸을 흔들며 춤을 춰야 한다. 사람처럼 생겨야 한다.
미국에서 만드는 로봇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데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로봇 스스로 생각해 자체적인 반응을 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과 대화하고 배우도록 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다.
스위스는 인간의 머릿속을 탐구해 이를 로봇으로 구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뇌는 어떻게 기억하고 판단하는가. 이 구조를 밝혀 프로그래밍 하고, 로봇에 이식하려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만난 호세 코르데이로 교수의 인터뷰 참고.)
http://www.ohnul.com/4
일본과 미국만 비교하자면,
일본은 인간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진화할 수 없이 진화한 완벽한 존재.
이 때문에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인간에게 봉사하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인간이 아직 완벽하게 진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간은 로봇과 더불어 더 배워야 한다는 것.
이들이 로봇을 만들면서 던지는 질문을 들으면 이런 생각이 감지된다.
-마음은 무엇인가.
-기억은 무엇인가.
-배움의 과정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의식은 무엇인가.
-기쁨은 무엇인가. 어떻게 느끼는가.
다 아는 것 같지만 전혀 모르는 것들이다. 인간은 참으로 훌륭한 복합 컴퓨터인 셈이다.
한국의 인문학이 위기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대학 인문학 관련 학과의 위기다.
전세계는 지금 최첨단 로봇을 연구하면서 다시 인간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제작 기술에선 일본이 앞선다고 하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인간의 근본을 다시 파고 있다.
사실, 마음 연구는 동양이 더 발달한 분야가 아닌가.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미래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매일 아침 명상을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원래 명상은 동양 거였다.
적장의 마음을 읽으면 전쟁에서 이긴다고 했고, 미래를 알기 위해 주역 등 숱한 학문을 발달시켰다.
조선도 성리학이 유행이었다고 하지만, 도가의 전통을 이은 학자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람이 송시열과 예송논쟁을 벌인 허목 미수 대감이다. 김시습도 있고.
우리가 앞섰던 분야를, 서양이 마치 제 것인 것처럼 연구하는 데. 우린 그들의 뒤꽁무니만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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