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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5 주역과 미래학 by ohnul (5)

주역과 미래학

임채우 선생이 번역한 주역(왕필 주)을 매일 새벽에 일어나 한 괘 씩 읽은지도 1년이 됐군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읽었는데,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덕분에 한자 공부도 좀 했고요.

고작 일독한 주역을 두고 미래학과 비교하거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감히' 밝히기란 난망한 일입니다.
혼자 읽다가 길을 잃으면 주역에 대해 밝혀놓은 책들을 비교하면서 읽었습니다.
그중에 신영복 선생이 풀이한 것이 가장 쉽고 재미있었습니다.("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저)

하여튼, 누군가 저에게 동양의 미래학 전통이 뭐냐고 묻는다면, 우선 주역이 있다고 말할텐데.
(물론 조선시대 선조들 몇 분이 미래를 공부하시긴 했지만...)
주역은 미래학계에서도 가끔 논의되고 있지만, 누군가 작심하고 연구한 것은 아직 찾지 못했어요.
그나마 제가 본 논문들은 대부분 주역의 가능성에 대해 낮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저 '점 치는 책'으로 폄하하고 있죠.

제 시각으론 오랜 세월을 두고 중국의 철학자들이 '변화'의 본질에 대해 분석해 놓은 것으로 보인데 말이죠.
'달이 차면 기운다'거나 '궁지에 몰리면 통한다'는 혜안은 상식인 것 같으면서도 곱씹어보면 그 맛이 있습니다.
가령, 이런 말은 참으로 음미할 만한데.

於往則順而知之,(지나간 것은 좇아서 알고)
於來則逆而數之.(오는 것은 거꾸로 헤아린다)

역사적 사실을 아는 능력은 知라고 보고, 미래의 일을 아는 능력은 數(헤아린다)라고 해석한 게 재미있어요.
그래서 한강백이란 중국인은 '주역=逆數(역수)'라고 풀이합니다.

헤아리는 능력...이건 마치 지식의 사회를 뛰어넘는 키워드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혹, 이 부분에 대해 번뜩이는 영감이 든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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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8/01/15 11:23 2008/01/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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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jai 2008/01/15 23:45 # M/D Reply Permalink

    와........맞는 것 같아요. 수학이라는게요. 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수학의 기원을 따라가 보면, 추론의 전제로 삼는 공리(公理)라 일컫는 일군의 명제(命題)를 가정하여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고도로 추상화된 인간의 사유를 의미하는 거잖아요. ...... 수...라는게, 헤아린다, 추론하다, 미루어 짐작하다...머 그렇게 해석해도 될 것 같습니다.

    1. 미래도둑 2008/01/16 04:42 # M/D Permalink

      제가 이런 맛에서 블로깅을 한다니까요!!! 호자이님, 번뜩이는 한 마디의 말씀, 고맙습니다. 역쉬!

  2. 교양과학 2008/01/17 14:05 # M/D Reply Permalink

    허황되거나 외람된 말일지 모르겠으나.. 이전에 기자님이 소개해 주신 바 있는 제로존 이론도 철학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런지요? 병립/대치되는 개념들(음/양 같은)을 우주의 근본 이치로 파악하는 주역이나 동양 철학 일반에서는 음/양 개념을 확장시킨 8괘(乾,兌,離,震,巽,坎,艮,坤)가 있는 것을 아시겠지요.. 신학파(어디까지나 당대에 그랬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일반적이지요) 王弼 같은 학자의 이론을 따르면 64괘로 확장이 됩니다. 은유적이지만 이 각각이 나름대로 고유한 의미를 갖는데, 그저 현학적 사변적 차원을 넘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아주 적은 오차 범위 내에서 제로존 이론이 예측했다고 밝히는 '하나의 기원으로 설명 가능한' 64개의 물리 상수들이 생각납니다. 직관적으로 갖다 맞추는 억측일까요?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제로존이 본문에서 말씀하신 일종의 '逆數'를 한 것은 아닐런지요.. 신이 임의로 정해놓은 것을 인간이 '헤아리는' 능력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 못다 배운 아쉬움에 몇자 적었습니다만 저도 한때 주역에 심취했었답니다. 차후에 繫辭傳, 文言傳, 說卦傳, 製擄傳 등도 공부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 그룹(Lie group)을 입자물리에 적용하였고 쿼크를 발견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머레이 즐만 같은 경우 20세기 중반에 새로이 발견된 수많은 우주의 기본 입자들의 난맥상을 해결하고 질서를 도입하고자 불교의 八正道에서 아이디어를 따오기도 했으니, 우주의 이치를 궤뚫어보는 옛 현인들의 지혜를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네 그럼 수고하세요 말이 길었군요..

    1. 미래도둑 2008/01/18 09:15 # M/D Permalink

      교양과학님, 장문의 글...짐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좀 있다 밝히죠. 쓰신 글을 몇 번은 읽어봐야 할 것 같아서요...교양과학님이 써놓은 건, 좋은 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 교양과학 2009/04/28 18:52 # M/D Permalink

      각 문장의 첫 글자만 따서 읽어봐라..

      "허, 이 병신은 아직 정신 못차리네"

      아무 내용도 없는 걸로 엮어서 써놓은건데..

      "좋은 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라니.. 병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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