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미래를 보는 눈, 거시사의 세계(우물이 있는 집)'라는 책을 보신 분이 있으신지...미래학자 소하일 이나야툴라(Sohail Inayatullah)와 요한갈퉁(Johan Galtung)이 대표집필한 책이다.
요한갈퉁은 노르웨이 출신의 석학으로 평화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아나야툴라는 파키스탄 출신의 미래학자로 지난 20년 동안 미래학자로서 수많은 논문과 책을 집필했다. 왼쪽 책은 그의 저서 중 하나다. 표지 그림은 그의 얼굴인 것 같다.
거시사의 세계는 세계적인 역사가 20명의 삶과 철학을 연구한 책이다. 사마천, 애덤 스미스, 맑스, 아우구스티누스 등 동서양의 역사학자들이 망라돼 있다.
이 책에서 제기하는 질문은 '무엇이 사회를 변화시키는가' 혹은 '무엇이 역사를 바꾸는가'이다. 예컨대 우리가 잘 아는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전반의 이익이 증가하며, 자신을 사랑하면 남도 사랑하게 되고 그럴 때 사회적 이익은 확산된다고 보았다. 그에게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다.
콩트는 실증적 지식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보았고, 맑스는 양(생산력)의 변화가 질(생산관계)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사회적 진화론자로 평가받는 스펜서는 변화에 적응하는 인간만이 역사를 바꾼다고 보았다. 14세기 퇴니스에서 태어나 이슬람 문명을 다룬 '역사서설'을 집필한 이븐 할둔은 아사비야(집단을 묶는 끈=결속력)의 긴장감과 느슨함이 반복되면서 역사가 변한다고 보았다.
1921년 인도에서 태어난 프라바트 라이니안 사르카르(Sarkar)의 생애에 대해서도 소개가 돼 있는데, 이는 이나야툴라 교수가 발굴한 인물이다. 사르카르의 삶은 흥미롭고 신비로운 구석이 많다. 캘커타에서 활동하면서 '새로운 새벽의 노래'라고 불리는 노래 5000곡을 작곡했으며, 영적 설교를 했고, 사회와 경제 강의를 했고, 수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랐다. 사회 영적인 단체 '아난다 마르가(Ananda Marga)'를 설립하기도 했다. 1990년 사망. 그에 따르면 노동자, 무사, 지식인, 자본가는 늘 영구적 혁명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이를 조절하는 사람이 '사드비프라(영적 지도자)'라고 한다.
이 책에는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 제임스 러브록도 나오고,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도 나온다. 인간의 획일적 행동에는 불변의 숨겨진 욕구가 있다는 관찰력을 보여준 파레토라는 수학자도 나온다. 그는 파레토의 최적, 모든 사람이 타인의 불만을 사는 일 없이는 자기 만족을 더 이상 증가시킬 수 없는 상태를 발견했는데, 이는 상위 20%가 전체 부(富) 80%를 가져간다는 후생경제학의 단초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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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일이 열거하자면 복잡하니까, 이쯤 그만두고.
이나야툴라 교수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쓴 거시사의 세계가 번역돼 나왔으나 이 책도 2005년에나 나왔고, 1쇄를 못 넘겼으니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최근 그를 만날 기회가 있었고, 우린 명함을 주고 받았다. 술 담배는 물론 고기도 먹지 않는 사람.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늘 머리를 맑게 하려고 무지 애를 쓴다는 미래학자. 첫 인상은 수행자라고 할까. 선하고 순수했다. 대만 탐강대학에서 미래학을 가르친다고 했다. 메신저로는 호주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고 했다.
그가 예측한 아시아의 미래는 분열하는, 서구가 버린 것을 줍는 곳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립하듯, 중국과 한국이 그리고 일본이 역사를 두고 대립한다. 서구에선 자본주의 발달로 '지역 공동체가 망가졌다'고 탄식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선 '성장하면 그만'이라는 태도다. 경제성장의 대가로 환경이 오염되는 상황, 서구가 버린 공장을 유치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지역이 아시아이다.
이 때문에 그는 아시아인에겐 따뜻한 정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제발전의 대가로 희생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구의 앞선 기술을 배우지만, 그 때문에 발생하는 상처도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위원회'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스템이 아시아인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면, 아시아의 공항엔 '명상실'이나 '기도실'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몇 공항은 그렇게 하고 있다). 아시아의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곳, 아픔을 보여주고 상처를 치유하는 곳을 만든다면 그것 또한 아시아의 역사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위해 그가 제안하는 키워드는 이런 것들이다.
-Green Cities(청정 도시)
-Resources taxes(개발이익 환급금?)
-Green Tape(이건 뭘까요?)
-Cooperatives(협력)
-Glocalizing(세계화와 지역주의의 결합)
-Spiritual consciousness technologies
-Heal old pains
기회가 되면 그와 함께 책을 내고 싶다...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