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대령의 경우...

얼마 전 경성대 교수 권용립 선생이 쓴 '하우스 대령 이야기'를 읽고 영감을 받은 적이 있다.
공상소설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1차세계대전 당시 미국 윌슨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에드워드 만델 하우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된 이후 대서양을 오가며 미국 외교를 지휘했다고 한다.
그는 정책이론가였는데, 1910년 익명으로 공상정치소설 '행정관 필립드루'를 펴내기도 했다.

이 소설의 내용을 보면...
미국의 권력자로 대두한 필립 드루가 사회보장제, 노동자의 경영참여, 누진세 도입하고...
지금의 유엔 비슷한 국제안보기구를 창설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설 같은 이야기에 등장한 것들이 1930년 이후 미국 민주당의 정책노선으로 자리잡았다니...대단하다.

그는 1차대전이후 월터 리프만을 비롯한 150명의 학자들을 모아 '인콰이어리'라는 연구집단을 만들었고,
이는 결국 외교평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를 정식 발족됐다. 지금까지 미국 외교를 주도하고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어깨에 힘주지 않고 끄적끄적 댄 글이 독자들의 좋은 반향을 얻은 적이 많다.
더구나 요즘엔 기사체에 얽매이지 않고 꽁트 형식으로 글을 써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무지 좋다.
소설은 사실상 허구를 핑계로 현실을,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김훈이 그랬던가.

소설같은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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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5/03 10:29 2007/05/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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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정외과 교수 권용립의 책 '미국의 정치문명'.

이 책을 보면서 앞서 김영호 전 산자부 장관의 문제제기에 대한 권교수식의 답을 보았다. 김 전 장관은 우리 안에 두 가지 상반된 마음이 존재하고, 이 둘의 갈등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내놓은 바 있다.

권교수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읽는 독법에 따르면 둘을 묶는 우리 안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예컨대 그의 전공인 미국사를 보면,
미국은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대립이 역사를 만들었지만, 이 둘을 교묘하게 통합한 것은 캘빈주의라는 것이다.

그는 "어쩌면 캘빈주의는 자유주의나 공화주의보다 더 직접적으로 미국 정치 문명을 지탱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캘빈주의의 세계관에서 나온 관념들, 즉 엘리트주의나 권선징악에 대한 절대적 신념, 또는 신에 의해 선민으로 채택된 미국이기 때문에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그래서 세계를 구원하기위해 우월적 지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전수됐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발전하는 핵심에는 '우월주의와 팽창본능'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다.
윌슨의 메시아니즘(미국의 세계화), 케네디의 뉴프런티어 정신, 존슨의 위대한 사회라는 슬로건 등.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대립,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쪽과 공민적 덕성을 추구하는 쪽의 갈등,
부자의 착취보다 정치적 야심을 더 위험하다고 보는 부류(스미스, 로크 등)와 정부와 시민 그리고 개인은 부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부류(마키아벨리)의 전쟁,
인간이 이념을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세력과 이념이 인간을 지배한다고 말하는 세력의 끈질긴 싸움을...
외부 팽창이란 욕구로 승화한 미국의 역사.

우리도 우리안에 있는 이분화된 갈등을 '세계로의 진출'이란 쪽으로 풀 수는 없을까.
물론 수많은 사람이, 기업이 지금도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각개전투만 있을뿐 거시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꼴이다.


이 때문에 세계화, 글로벌리즘이란 단어는 우리 생활을 억압하고 있다.
영어 배워야지, 세계의 기업인과 어울려야지, 외국인 노동자도 받아들여야지...
말만 들어도 신물이 날 것처럼, 수많은 해야할 것들 투성이다.
다른 문화와 다른 민족이 섞여서 새로운 걸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즐겁지 않고, 억압인 이유다.

우리 안에 있는 팽창에 대한 욕구를, 새로운 돌파구를 연다는 측면에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우린 벌써 그렇게 하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꼴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떼놈이 번다는 것처럼.

---------------------
권교수의 책에서 밑줄 친 것들
1. 유럽의 적은 과거. 곧 시간적 타자(他者)/ 미국의 적은, 과거가 없는 고로. 공간적 타자. 따라서 이들의 적은, 자유는 시대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
2. 한 나라의 본성을 알려면 그 정치문화와 가치관 그리고 정치이념에 대한 자시인식, 자화상을 봐야 한다. 세계관과 도덕적 가치, 에토스(Ethos)의 중요함. 예컨대 미국식의 합의 패러다임은 이상을 부르짖으면서도 가장 세속적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아! 이 대목은 너무 탁월한 해석이다!!!)
3. 미국은 하나의 정치적 종교이며, 미국인이 된다는 것은 종교적 행위다.
4. 자유주의는 프랑스 대혁명, 1830년 3월혁명, 영국혁명처럼 부르조아 혁명이었다.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전개와 같은 역사적 개념이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상대적이고 분석적 개념이다. 에드먼드 버크의 역사, 전통, 이성, 권위, 국가권력 등을 중시하는 것이 보수주의인데, 그렇다고 이들은 자본주의 사상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사회와 국가의 유기체적 본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와 대별된다.
5. 컨추리(Country)는 14세기 영국 찰스 1세부터 쓰였음. 뜻은 중앙권력에 대한 지방 귀족의 저항. 컨추리의 반대개념은 코트(Court), 궁정 권력과 그 지배 체제 및 이념.

----------------------
이 책을 읽고 이런 의문이 들었다.
1. 한국을 지탱하는 철학은 무엇인가. 예컨대 대한민국의 헌법. 어떤 사상적 토대로 만들었는지 설명이 없다.
2. 미국에서 노동운동이나 사회주의적 실험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의 보수적 아메리카니즘(우월주의+팽창주의)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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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2/16 06:30 2007/0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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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7/02/16 08:45 # M/D Reply Permalink

    우리나라 헌법에 사상적 토대씩이나 있겠습니까.
    대통령 바뀔때마다 한번씩 바뀌는 헌법이요...
    굳이 따지자면, 대통령 바뀔때마다 바뀌니, 그 각각의 대통령들 자기 신념이 토대가 된것이 지금의 우리나라 헌법이겠죠.
    아니, 굳이 헌법상의 조항이 바뀌지 않더라도,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윗사람의 압력에 의해 헌제의 헌법해석이 뒤바뀌기도 하니까, 굳이 헌법을 바꿀 필요조차도 없긴하네요.
    거참....

    1. 미래도둑 2007/02/17 23:14 # M/D Permalink

      역쉬, 정외과를 졸업하신 때문인지 정치상황에 대한 분석이 날카롭습니다.

  2. 인간희극 2007/02/16 10:16 # M/D Reply Permalink

    라스폰트리에의 미국 3연작 중 하나인 <도그빌>을 보면 자신을 순결한 희생양으로 치장하다가 마지막 순간 오만의 슈퍼파워로 마을을 싹 쓸어버리는 '니콜 키드먼'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볼 수 있죠. 이 영화에서 말하려고 했던 게 아마도 권용립 교수님이 말한 캘빈주의였던 것 같습니다.
    '엘리트주의나 권선징악에 대한 절대적 신념, 또는 신에 의해 선민으로 채택된 미국이기 때문에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그래서 세계를 구원하기위해 우월적 지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전수됐다'

    1. 미래도둑 2007/02/17 23:15 # M/D Permalink

      아, 도그빌이 그런 영화였습니까. 저도 한 번 봐야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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