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에 딱 한 번 치는데, 그게 어제였죠.
저는 묘하게 그날 치는 고스톱으로 한해의 흐름을 보려고 애쓰게 됐는데.
이를테면 첫끝발이 좋았다가 나중에 갈수록 돈을 잃었다면,
연초엔 일이 잘 풀리겠군... 연말엔 조심해야지...뭐 이런 식으로 생각합니다.
어제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초장에는 무지 안 풀렸어요. 설사만 해대고, 판만 키우고, 깨지고.
댓 판이 돌았는데 한 번도 선을 잡지 못하는 상황. '야, 이거 올해는 힘들겠구먼' 했는데,
여섯 판째 돌자 마치 폭포수에서 물 내려오듯 연달아 돈벼락을 맞는 겁니다.
(그래봐야 점에 100원이어서, 스타벅스 커피값 정도 벌었지만 말이에요.)
완전히 지는 판인데도, 제가 이기고, 하다못해 나가리 판으로 귀결돼 제가 또 선을 잡고...
아버지와 동생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니까요.
그때부터 제가 까불기 시작했습니다.
"죄송스러워서 어쩌죠? 올해는 돈발을 받나봅니다. (동생을 보고는) 어이, 오늘은 왜 그리 울상이신가?
돈 좀 더 가져와야 하는 거 아녀?"
이렇듯 말 갠세이를 하면서 깝쪽거렸더니, 두 분다 화가 좀 난 모양이에요.
저는 하도 떠들어서 그런지,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 들고, 그래서 막 쳤죠.
그랬더니 돈을 잃기 시작하고, 세 사람의 실력이 균형을 이룬 듯,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어요.
누구랄 것도 없이, 따는 사람, 잃는 사람도 없고, 지루한 몇 판이 흘러갔습니다.
서로의 마음과 고스톱 치는 패턴을 읽은 탓에...서로 조심하게 되고...그러자 판은 지지부진했어요.
그러나 역시 판은 끝까지 가봐야 압니다.
선을 번갈아했던 저와 아버지의 기세가 누그러지면서, 동생이 치고 올라오더니...
막판에는 거의 싹쓸이를 하더군요. 저는 딴 돈을 거의 잃고...
그러니까...올해는
기세 좋게 나갈 때, 입조심, 마음 조심. 그러면 뒤에 따라올 액운을 면한다는...것?
즐거운 설 보내시고, 올해 소원 성취하셔요!!!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