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로 성큼 다가선,
가상세계...
몇 년 전, 뉴스위크 기자로 있을 때
무협소설가 진산으로부터 받은 원고다.
지금 읽어봐도, 소름이 끼친다.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는가 싶더니 어느덧 사방이 캄캄해진다. 어둠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드는 빗줄기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숲에 밤이 온 것이다. 낮의 숲은 그렇지 않지만, 밤의 숲은 위험하다. 저주받은 악령들이 밤의 숲을 떠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경험 많은 여행자들은 내게 충고했다. 밤에 혼자 숲을 지나는 것은 무리라고. 능력 있는 이들과 무리를 짓거나 아침까지 기다리라고. 하지만 나는 기다릴 수 없었다. 한시바삐 대륙 서쪽으로 가고픈 마음뿐이었으니까. 운수 나쁘게도 주변에는 동료가 될만한 다른 여행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

한 발, 한 발. 숲 입구의 희미한 빛마저도 사라지자 숨막힐 것 같은 어둠이 사방에서 나를 조여 왔다. 두려움에 질린 발걸음은 점점 급해졌다. 이 숲은 무서울 만큼 조용했고, 들리는 것은 오직 내 발 소리뿐이었다. 갑자기 어둠 저편에서 크르르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환청일까. 나는 뛰었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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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6/06/23 17:44 2006/06/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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