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것은 블로거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다른 블로거들은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느냐 하는 점이었다. 나도 블로깅을 하지만, 조회수가 가장 높았던 것이 '블로그 문패와 관련하여'라는 글이었다. 왜 블로그 문패를 이렇게 달았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인데도 조회수가 높았다.
그래서 결론을 하나 얻었다. 우린 여전히, 아직도, 앞으로도 '남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삶의 좌표를 맞춰 나갈 것이란. 이 때문인지, 블로그 인기 있는 글은 몇 주제에 편중돼 있고, 내용도 거기서 거기다.
'남들은 어떻게 하는가'라는 물음은 수십조원을 움직인다는 재벌그룹의 핵심 참모들도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 것들이다. 이 질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어떤 게' 없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무슨 연구소도 만들고, TF팀도 만들지만 여전히 이들은 다른 그룹은,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는지 자료 조사하는 데 머물고 있다.
이는 문화적인 현상이다. 몇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며칠 전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들었다. 캐나다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이 회사에서 '이순신 장군' 그림 파일을 받다가 회사에서 짤릴 뻔 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그 캐나다 회사는 직원별로 인터넷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할당했는데, 그 한국 직원이 이를 초과했기 때문.
한국 회사로선 상상하기 힘든 문화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의 식습관을 보면 이해가 된다. 외국 여행 하면서 이런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 이들은 식사할 때, 우리처럼 한 상 차려 놓고 먹지 않는다. 이들은 음식을 하기 전, 식구들에게 일일이 소세지는 몇 개 먹을 것이며, 토마토는 몇개 먹을 것인지 물어보고, 딱 그만큼만 한다.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음식이 없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자료의 양을 개인별로 정해놓는 것, 이같은 회사 규정은 이들에게 별로 낯선 것이 아니다. 밥도 그렇게 먹고 있는데.
왜 우린 남들의 시각이 중요할까. 나는 이런 점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난 늘 남의 시각을 의식해 왔기 때문에. 예의를 차린다는 것도 남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일 뿐이다. 이런 사고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앞서서 치고 나갈 때, 결정적으로 불리한 사고방식이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아야 돌파할 수 있다.
디자이너 김영세씨는 "why not?" "What if"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늘 제기한다고 한다. 왜 안돼?, 이러면 안돼?라는 질문...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데는 이런 질문이 유용한 것 같다.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