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언론에서,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제로존 이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다녔던 직장에서 마지막으로 작성했던 기사가 제로존 이론입니다.
대충 반응을 보니 반대와 기대가 반반쯤 되더군요.
어쩌면 반대가 더 많을지도...
기사를 쓰다보면 원하든, 원치안든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회사에선 그걸 때론 부채질하기도 하죠. 그래야 신문이, 잡지가 잘 팔리니까.
그리고 기자 처지에서도 논쟁의 중심이 되는 건, 그리 기분 나쁜 일이 아닙니다.
물론 욕 먹는 건, 싫죠.
문제는 언론이 일부러 쇼킹하게 사실을 포장하느냐, 감정없이 사실대로 쓰느냐 하는 것인데.
대부분 아니 모든 기자들은 후자쪽을 택할 겁니다. 연차가 어느정도 된 기자라면 더더욱 후자를 택하죠.
근데, 때론 이렇게 객관적으로 써도 주위에서 믿어주질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의혹이 가득한 시선으로 기사를 보죠. 뭔가 있을 것이란...
사실 뭔가 없을 때가 많은데, 꼭 그렇게 보자면 보고싶은대로 보이는 법입니다.
이는 기자나 기사를 읽는 독자나 마찬가지죠.
보고싶은 것만 보려는 것.
기자는 직업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훈련을 받고, 선배들에게 혼나고 그러지만, 때로 실수도 있는 법입니다.
기사를 보도할 때는 기본적인 공식이 있습니다.
보도하려는 사실이 얼마나 사실과 가까운가 하는 점을 따집니다.
그렇다면 보도하는 거죠.
그럼 얼마나 사실일까 하는 부분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제로존 이론을 소개한 기사의 경우엔, 이 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이름을 밝히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만일, 이론이 거짓일 경우 이름을 밝힌 과학자들은 도매급으로 처형 당하죠.
평판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선 이를 '목숨을 건다'고 표현합니다.
그런 과학자들이 있고, 오랜 취재끝에 어느정도 기사감이라고 확신이 들 경우, 기사로 씁니다.
이런 걸, 기사 쓰는 공식이라고 합니다.
타 언론에서 문제 삼는 부분은 제 기사가 너무 감정적으로 흘렀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제로존 이론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또 과학기사의 경우, 신뢰도가 중요한데도 신뢰도가 약한(?) 신동아에 소개됐다는 점도 지적받았습니다.
일견 타당한 지적처럼 보입니다.
보기에 따라선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새로운 과학이론을 소개한 기사에 대해 그 이론이 맞느냐 틀리느냐로 논쟁이 흘르지 않고,
곁다리에서만 논쟁이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해선 상당히 섭섭합니다.
치과의사 주제에 무슨 과학이론을 발견했다고 떠드는가?
과학전문기자도 아닌 신동아 기자가 무슨 과학기사를 쓰겠다고 하는가?
뭐, 이런 비난이 일색입니다.
마치 한국에서 세계적인 학자가 절대 나올 수 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논쟁은 논쟁대로 놔두고, 사실이 어떻게 결판 날지 저도 굉장한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위대한 사상가로 알려진 윌리엄 제임스의 말도 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그의 말이 자칫 아전인수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바랍니다.
"새로운 것이 세상에 나올 때면 사람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이 사실로 판명이 날 때, 사람들은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게 세상에서 중요해질 때, 사람들은 그건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