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신문, 신문의 미래

조만간에 2008/11/27 06:11

Fake New York Times cover


하와이에서 놀고 있는 미래도둑입니다.
얼마 전, 여기 미래학 공부하는 친구들과 잠시 잡담을 하다 뉴욕타임스가 2009년 7월4일자 신문을 발행했다는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알고보니, 가짜 신문. 가짜라기 보다는 미래신문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습니다.

"이라크 전쟁, 끝나다. 미국 즉시 철수 명령" 이게 내년 7월4일자 신문의 헤드라인이었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죠, 긴가민가하고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베이에서 이 신문을 온라인 경매하고 있는데, 100달러까지 올라갔어요.
오늘 다시 확인해보니 누가 55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네요.
하여튼 미국에선 미래신문까지 발행하면서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고 싶어하나 봅니다.

한국에선 장난 삼아 이걸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 미래판은 Yes Men이라는 시민단체가 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웹사이트를 참조.
http://www.variety.com/article/VR1117995917.html?categoryId=2526&cs=1

뉴욕타임즈라는 로고를 막 도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위험감수 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만, 아직 뉴욕타임즈가 소송을 걸었다는 얘기가 없는 걸 보니, 그쪽에서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1면이 재미있는데, 신문 로고 옆에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어요.

1) All the News We Hope to Print (우리가 바라는 뉴스만 발행합니다)
2) Today, clouds part, more sunshine, recent gloom passes. Tonight, strong leftward winds. Tomorrow, a new day. (오늘은 약간의 구름 뒤 갭니다. 최근 우울했던 건 지나가겠군요. 오늘밤은 왼편에서 강한 바람이 불겠고, 내일은 새로운 날이 될 겁니다.)

이걸 발행한 예스맨의 전략은 권위의 겉모습을 모방해 사람들의 주위를 끈 뒤,
새로운 질문을 제기해,
사람들이 사회적, 정치적 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도록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신문에 게재된 광고도 재미있어요.
엑슨모빌이라는 석유회사가 광고한 것으로 돼 있는데, 환경운동에 나선다고 합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지만, 엑슨모빌측에서도 기분 나쁘지 않겠어요.
어쨌든 긍정적인 메시지고, 시민들의 시각에서 자신의 사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따라서, 이 미래판 뉴스의 핵심은...한 사회의 주류에게 던지는 삐딱한 질문이겠습니다.
이거야 말로 언론이 해야 하는 일인데.
뉴욕타임즈가 이런 일을 해줬으면 바라는 마음을 담은 셈이죠.


한국에서 이런 신문을 지속적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한국은 미래 얘기할 때, 해외석학이나 국내석학이니 불러놓고 얘기하는데,
맨날 이 분들 입만 쳐다보는 건, 우리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고요.
시민이, 그리고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미래학 방법론을 써서 미래예측을 한 뒤,
석학들에겐 코멘트 정도나 받으면 훌륭한 미래 신문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심니까? 여러분은...

top

Trackback Address :: http://www.ohnul.com/trackback/226

  1. Here 2008/11/27 08:06 PERMALINKMODIFY/DELETE REPLY

    2009년 8월 15일자 미래신문에 이런 기사가 날지 모르겠네요.

    Title: 젤로조은이론, 우주의 근원을 밝히다

    '모든 물리량 속에 무차원수 '1'로 기본 시간 second(s)을 변환하여 내재시킴으로써 단위의 차원을 모두 없앤 큐닛(Qunit)을 기반으로 하는 '젤로조은이론'으로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는 새로운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논문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Letter of Physical Riview 에 개재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적인 물리상수인 만유인력상수(G)이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기본입자인 쿼크와 뉴트리노와의 관계가 자연수로만 이루어진 우아한 수식으로 표현되는 수리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만유인력상수를 현재 가장 표준불확도가 낮은 것으로 측정되는 리드베리상수 및 미세구조상수를 포함한 다양한 물리상수를 포함하는 수식과 우주반경 및 우주배경복사온도(CBRT)까지 확장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표준모델에서 다루는 전자기력, 약력 및 강력에 중력을 포함하는 4가지 기본힘을 모두 통합하는 새로운 표준모델을 소립자에서 우주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수리모델을 통해 만유인력상수의 표준불확도가 기존의 실험치보다 월등히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임으로써 이론물리학의 지평을 크게 확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쫌 지나치다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미래신문이 긍정적인 가능성을 모토로 사주측에서 원하는 기사만 싣는다는 전제를 깔아 두기로 하면 별 문제는 없지 않을까요?

  2. Here 2008/11/27 11:32 PERMALINKMODIFY/DELETE REPLY

    같은 날짜, 하단에 실린 이런 기사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Title: No way to Ubiquitous space without ePosition with # symbol

    'The Ubiquitous space becomes so popular in the human life that the cyber space where the huge amount of the various information are stored and the real world where the countless number of sensors are set up everywhere are fused together and linked through the intelligent communication network.

    To maintain effectively all the sensors in real world is to be big problem in view of the cost and time for maintenance. And also interoperability for unified operatipon between the heterogeneous and distrbuted systems, services and databases is another big problem to be solved.

    ePosition is proved to be the unique and complete solution for these problems emerging under the Ubiquitous environment where almost all the conventional location based systems and the vitual systems would be upgraded by some innovative technology for the desired purposes.

    As the world wide web(www) and email with @ symbol, ePosition with # symbol plays the common and key role in the daily Ubiquitous life'

    위의 기사가 기초과학 분야의 획을 그을 수 있는 내용이라면, 이 기사는 다가올 유비쿼터스 세계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IT 기술로 볼 수 있습니다. 아 두가지는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가까운 미래에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 나름대로는 예상이 되네요

  3. 미래도둑 2008/11/27 10:54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젤로조은이론에 너무 빠져 계신 것은 아니신지...
    물론 애정을 듬뿍 담아도 모자랄만큼 이쁜 이론이어서 그렇겠죠?
    그래도...이론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요?
    주제 넘은 말이었슴다...(죄송)

  4. Here 2008/11/27 11:20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이 이론으로 미래학과 연결고리를 지을 수 있다는 맨트를 듣고
    어떤 missing link 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 동안 접한 내용들의 토막 토막을 생각 속에서 이어 본 것이니
    전혀 터무니 없지는 않겠거니 하고 가볍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왕이면 큰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지만요

    • 미래도둑 2008/11/28 10:20 PERMALINKMODIFY/DELETE

      젤로조은이론의 인문학, 미래학, 사회학, 정치학, 커뮤니케이션학으로의 확장은 제 생각의 범위를 넘어섭니다. 근본을 흔들어대니까 말이죠...

  5. 이승환 2008/11/27 12:30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이거 괜찮네요. 공부 마치고 하나 만드심이 어떠하신지...

  6. 김광화 2008/11/29 06:11 PERMALINKMODIFY/DELETE REPLY

    무주입니다. 잘 지내지요?
    인터넷이 좋기는 좋아요 ㅎㅎㅎ

    미래의 신문, 신문의 미래라
    나도 구미가 당기네요 ㅋㅋ

    보통 사람들이 미래를 불안해하는 건
    지금 여기 삶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인간이 처음 시간을 자각했을 때는
    미래란 엄청나게 설렘을 주는 영역으로 다가왔을 텐데...
    미래란
    지금 삶을 풍요롭게 하고 영감을 줄 때만 의미가 있는 거지요.

    그런데 신문을 보면 대부분 어둡고 불안한 그림자들도 가득해요.
    불안감을 상품화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긍정적인 메세지가 넘치는 굿 뉴스
    바라는 뉴스만 싣는 신문

    내가 참여하고 싶은 영역은 '오래된 미래' ㅋㅋㅋ

    • 미래도둑 2008/11/29 09:29 PERMALINKMODIFY/DELETE

      와우! 김광화 선생님, 오랫만입니다. 진짜 인터넷이 좋긴 좋아요. Technology humanizes human! 걱정해주신 덕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무주도 별 일 없죠?
      말씀하신대로, 신문은 불안함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도 뒷북을 쳐대니 싸움 말리는 시어머니 같다고 할까요. 물론 독자들이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측면도 쬐끔은 있다고 봐야겠죠.
      김 선생님이 오래된 미래...에 관심이 있으신 건, 그 안에 패턴이 숨어있기 때문일까요?...그 안에 만고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근데,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오래된 미래를 '참여'하고 싶다는 그 말씀. '창조'하려는 가치가 있는 분에게만 이런 '주옥같은 말씀'이 나온다고 하죠...!
      가족들에게도 안부를...

Write a comment


◀ PREV : [1] : [2] : [3] : [4] : [5] : .. [21]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