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기와 들여다보기



언제가.
미래도둑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그리스인 조르바. 라는 책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 나온 말을 주섬주섬 되새기며. 미래도둑님께.
보지 않아도. 보지 말아도. 될 다른 세상을 보고 말았다면. 
그리고 그걸 보며 '난 저기가 좋아'라고 내뱉고 말았다면.
그게 바로 내 세상이 아닌가.
라는 말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아주 두서없이. ㅋㅋ)

그런데. 오늘 갑자기.
바로 그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읽었던 글이 떠올려지는 겁니다.
위에서 말한 '내뱉음'에서 연상된 것 같아요.

일단 그 떠올려진 내용부터 옮깁니다.
조르바의 대사예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잠자고 있네><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일하고 있네><잘해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는가?><여자에게 키스하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자, 이왕 쓴 김에 다른 글들도 옮깁니다.

"아니요.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 줄과 다를지 모릅니다. 그것뿐이오.
두목, 당신은 긴 줄 끝에 있어요. 당신은 오고 가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 않으면.."

"언젠가 자를거요"

"두목, 어려워요,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려면 바보가 되어야 합니다. 바보, 아시겠어요? 모든 걸 도박에다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좋은 머리가 있으니까 잘은 해나가겠지요. 인간의 머리란 식료품 상점과 같은 거예요. 계속 계산합니다.
얼마를 지불했고 얼마를 벌었으니까 이익은 얼마고 손해는 얼마다! 머리란 좀삼스러운 가게 주인이지요.가진 걸 다 걸어 볼 생각은 않고 꼭 예비금을 남겨 두니까. 이러니 줄을 자를 수 없지요.
아니, 아니야! 더 붙잡아 맬 뿐이지... 이 잡것이, 줄을 놓쳐버리면 머리라는 이 병신은 그만 허둥지둥합니다. 그러면 끝나는거지. 그러나 인간이 이 줄을 자르지 않을 바에야 살맛이 뭐 나겠어요? 노란 양국 맛이지. 멀건 양국 차 말이오. 럼주 같은 맛이 아니오. 잘라야 인생을 제대로 보게 되는데!"

자, 이왕 쓴 김에 제 생각도 옮깁니다.

마음, 소중하다 말하지만 너무나 냉정하게 무시하는 그. 마음. 나의 마음. 당신의 마음.
그걸 들여다 보고 다독이는 일은.
조르바의 말과 같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지금 어때' 이 한 마디에. 바로 대답만 하면 됩니다.
가타부타 머리가 제시하는 그 허다한 이유들을. 가볍게 무시하고.
'지금 어때?'에 대답하고. 그렇구나.하고 인정만 하면 됩니다.
기쁘고, 슬프고, 나약하고, 강하고, 쓸쓸하고, 행복한.
그 때. 그 때의 나를. 내 마음이 인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질문이 습관이 되고, 일상이 되면.
내 마음을 무시하는 짓 따위는 안하겠죠.

그렇게 되면. 조르바가 말한.
바로 그 줄을. 끊어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나에게서 자유로워지는 거지요.

마음은. 지금 우리의 마음이 나에게 원하는 건. 바로 그게 아닐까요?

머리 치워, 머리. ㅋㅋ
이 노래가 떠올려지는 토요일 저녁, 라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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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5/12 21:57 2007/05/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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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래도둑 2007/05/12 22:31 # M/D Reply Permalink

    이 글을 읽고 있으니 요즘 전철 타면서 읽은 'Blink'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거기에 이런 말이 있습디다. The real me is the me by my action. 설명하는 나는 내가 아니고, 행동하는 내가 나다...기분 좋은 주말 보내세여~

  2. 나는너 2007/05/13 09:40 # M/D Reply Permalink

    이 글을 읽으면서 송강호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넘버3의 송강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3. Here 2008/11/27 04:41 # M/D Reply Permalink

    Yesterday is History
    Tommorow is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 the Present
    <Present is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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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



그럴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아니 하고 싶다는 떨림은 있는데.
그게 뭔지. 도통 모르겠는.

그럴 때면. 괜히 이것저것 건드려 보죠.
관심도 없던 책을 집어들어 중얼중얼 읽어보고.
마시지도 않던 차라는 걸 마시며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이냐. 며 퉁퉁거리고.
새벽 2시에 부시시 일어나. 까맣게 잊고 있던 사진작가 사이트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스크랩을 합니다.
심지어는 어제 목욕한 불쌍한 토토(저희 집 강아지 이름입니다)를. 다시 목욕시켜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자, 정리하자.
괜히 심통 부리며 여기저기 피해다니지 말고.
뭐가 문제인지. 뭐가 이리 스스로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지.
단판을 짓자.
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알았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바로 이 블로그가 문제였죠.

쏟아내고 싶은 말을 바리바리 들고 들어와서는.
이 하얀 모니터 공간만 보면.
전.

이런. 난. 아직. 성숙하지. 않아.
덜 여물었다고.

중얼거리며.
서둘러  저 위의 'X'표를 눌러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강박증에 휩싸였던 제 마음이 들켜버린거죠. 
그만큼. 이 블로그가. 제 마음에는.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들여다 본 마음이.
이제 볼 거 다 봤으니.
편안해지라. 며. 용기를 주었습니다.

마음이라는 녀석.
들여다 보려는 용기만 내면.
꼭. 잘했다. 며 상을 안깁니다.

그래서 감사히 받습니다.
저. 편안해질겁니다.

내 마음. 알고 나니. 뭐. 별거 아닌데요.
편하게 하자는데. 뭐.
ㅋㅋ

자, 마음이랑 편하게 잘 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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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5/12 20:53 2007/05/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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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래도둑 2007/05/12 22:28 # M/D Reply Permalink

    드디어 출두하셨군요. 퇴근하다가 블로그나 열어보고 가자며 클릭했더니...깜짝 놀랐슴다. 이게 내 블로그인가 싶어서. 처음 들어오기까지 라됴님의 마음을 상당히 괴롭혔다는 거...잘 알고 있슴다. 약속 지켜줘서 고맙고요. 무엇보다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이젠 라됴님의 집이니까 맘대로 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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