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미래'에 대한 재미있는 토론이 오가고 있습니다.
어디서?
바로 여기서.
http://ccsl.mae.cornell.edu/natural_laws
http://seedmagazine.com/content/article ··· olete%2F

최근 코넬대 컴퓨터공학과 립슨 교수팀은 일명 '자연과학법칙을 발견해내는 컴퓨터'를 발견했다면서,
실험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동영상은 제가 위에 걸어놓은 첫번째 링크에 담겨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컴퓨터에 복잡한 실험데이터를 넣으면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특정한 수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특정한 수식은 바로 만고불변의 '과학의 법칙'이 됩니다.
과학자라면 생애 한 번이라도 '유레카!(법칙을 찾았다!)'를 외치고 싶어하는데,
컴퓨터는 끝도 없이 유레카를 생산한다는 것이죠.
이를 증명하기위해 코넬대 실험팀은 이중 진동자를 이용합니다.
보기에도 아무런 규칙없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진동자의 움직임을 관찰한,
컴퓨터는... 구체적인 방정식을 보여주면서 이 공식에 따라 진동한다고 주장합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백년씩 과학자들은 선배 연구자들의 궤적을 추적하면서,
새로운 법칙을 발견합니다. 이 과정에서 숱한 과학자들이 아무 발견도 못하고 쓰러집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마치 신처럼 과학법칙을 척척 찾아냅니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한낱 컴퓨터 주제에!

제가 두번째로 링크한 글에선 코넬 교수팀의 연구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중요한 건 수식의 발견이 아니라 수식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
의미를 찾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미를 찾는 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행할 수 없다는 거죠.

여기까지가 두 글의 주요 내용입니다.
질문이 하나 떠오르는 데요.
만약 컴퓨터가 과학법칙, 즉 답을 찾는 노력을 멈추고,
질문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인간과 컴퓨터는 어떤 관계가 될까요?
코넬연구팀의 업적은,
이런 질문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과학자들에게는 불분명해 보이는 것이 컴퓨터에겐 명확하게 보이고,
과학자들에게 명확한 것이 컴퓨터에겐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며
컴퓨터가 조만간 과학자들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워보면 놀라운 것이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질문하면서 성장하고, 질문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컴퓨터가 질문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곧 인간의 세계를 벗어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시작점임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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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9/05/14 10:10 2009/05/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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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re 2009/05/14 13:23 # M/D Reply Permalink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방대한 실험데이터로부터 질서 정연한 최적의 수식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기법이 핵심이로군요. 점진적으로 최적화되어가는 Iteration 방식이 엿보입니다.
    그 이전에 알고 있는 물리상수, 물리량, 수식들이 기본 DB로 활용될 것 같고....

    Free-form 이라고는 하지만, 찾고자하는 관심 영역(이를테면, 에너지 보존법칙, 또는 운동방정식 등)은
    미리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은 컴퓨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요해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적절히 분류하고 그룹화하거나 가려내거나
    다이내믹하게 순차적으로 이용하는 알고리즘등이 소개된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런 류의 방식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물리규칙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식을 찾는 것으로
    기존 과학의 틀안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차원분석(Dimensional Analysis)에서 제시하느는 규칙, 즉 차원이 다른 물리량간에는
    더하거나 빼거나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는 규칙 등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새로운 수식을 발견하기 위해 Iteration 을 거치는 동안, 가용한 수식들의 경우의 수에서
    적지않게 제한 될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최종적으로 발견하는 수식의 종류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이 좋아도 답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미리 제한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면 확장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요?

    다만, 이러한 한계를 수학적으로 넘어 구해지는 수식들 중에는 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게 여겨집니다.

    이런 경우 '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식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컴퓨터가 찾아낸 결과를 두고 이 결과가 의미있는 수식으로 인정하는 과학자들과 그렇지 않는 과학자들간의 치열한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1. 미래도둑 2009/05/15 05:19 # M/D Permalink

      부족한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물리량간의 덧셈뺄셈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래밍 한다면, 이를 통해 컴퓨터가 새로운 법칙을 발견한다면, 우리에겐 새로운 지평이 열리겠군요...

  2. 한빛 2009/05/15 04:54 # M/D Reply Permalink

    본문 글과 댓글을 보고 있으니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좁은 인식의 틀을 넓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의 단순무식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컴퓨터는 껍질이 바깥에 있고, 인간은 껍질이 안쪽에 있는 정도의 차이를 가진
    서로 다른 종인 것 같습니다.

    이제껏 저는 컴퓨터 또한 인간에 의해 창조된 것이기에
    통제 또한 뜻대로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컴퓨터가 인지+운동능력을 지니게 된 현재에는 그 생각을 철회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컴퓨터는 인간과 다르게 육체적인 성장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지적인 성장이 시작된다면 순식간에 성인(인간기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문 글을 보면서 떠오른 컴퓨터에 대한 이미지는
    언어 폭발 시기를 목전에 둔 유아의 모습이었습니다.
    컴퓨터가 질문을 시도하고 있더라도 인간에겐 아직 소음으로 인식될 뿐이겠지만
    한편으론 그들과 서로의 부족함을 메꾸어 가며
    공진화해갈 날 또한 머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당장 가깝게 다가올 미래들을 설계해가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인지, 운동능력이 결합된 로봇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공존할 구체적인 준비를 해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이 상황을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몇몇 분들의 혜안에 그저 감탄하게 될 뿐입니다.

    p.s. 이런저런 준비는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혼자 해보려고 하다보니 역시 부딪히는 점들이 조금씩 생기네요.
    수일내로 메일 한 번 드리겠습니다. ^^;

    1. 미래도둑 2009/05/15 05:20 # M/D Permalink

      늘 그렇듯 세심하고 번뜩이는 댓글에 감사...뭐가 필요한지 메일 주세요. 같이 고민합시다.

    2. Here 2009/05/15 07:40 # M/D Permalink

      컴퓨터의 프로그램 수준은 이미 스스로 학습하고 학습된 지식을 기억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장기나 바둑을 두는 컴퓨터가 반복되는 게임횟수에 따라 실력이 늘어 고수들을 이겨가는 과정을 볼 수 있지요.

      그 뿐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흡사 생물의 종족번식을 연상케할 정도로 능력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으로 미세한 표현과 동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로봇이 점진적인 소프트웨어 발달에 따라 스스로 생각하면서 판단하여 말하고 웃고 우는 감정의 표현까지 가능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된 마당에 생명체와 비생명체간의 경계가 사라질 가능성을 주장하는 과학자와 미래학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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