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없다?
잡담잡설 2008/06/24 11:30가끔 미래학이 무엇인지 떠들고 다니면, 이런 질문을 듣는다.
"미래가 어딨냐?"
"우리에겐 과거와 현재뿐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언제가 현재냐?"
"지금?"
"아니면 지금?"
"혹은 지금?"
현재는 찰라에 불과하다. 인간이 그 찰라의 순간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다.
"과거가 어딨냐?" 그 과거가 진짜 과거의 사실을 반영하는지 누가 아는가?
역사학자이자 종교학자였던 프랑스의 미셀 드 세르토 (Michel de Certeau)는,
그의 책 "매일의 실천(The Practice of Everyday Life)"에서 역사책의 불완전성을 지적한다.
세르토에게 글쓰기는 역사가들이 외면하는 역사를 쓰는 작업이자,
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이다. 그는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역사를 쓰라고 조언한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에 있지만, 과거와 현재의 지배를 받지는 않는다.
미래를 알고 싶다면, 마치 역사를 쓰는 역사가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알려주는 사실은 없기 때문이다.
미래와 사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과거(The Past)와 사실(the fact)이 어울린다.
따라서 미래가 마치 사실처럼 존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린 늘 일본에서, 미국에서, 선진국으로 알려진 곳에서 '미래의 사실'을 찾아헤맸다.
거기에 마치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선진국으로 알려진, 우리보다 앞섰다고 평가받는 곳에서도 미래의 사실은 없다.
원천적으로 미래의 사실은 없다. 이걸 아예 잊어야 한다.
그럼 미래엔 뭐가 있는가?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것 같다는 우리의 상상이 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당신의 희망이 있다.
미래가 가능성의 영역으로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미래는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만들어내는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래는 어떤 사실이, 어떤 특정인의 예언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기대지 말고, 당신에게 기대라. 당신의 뜻을 알아주는 이웃과 친구들에게 기대라.
미래는 경험할 수 없다. 다만 관계를 맺을 뿐이다.
fin
Trackback Address :: http://www.ohnul.com/trackback/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