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박정희의 리더십은 필요한가?

아시아, 아시아인 2006/11/01 08:30
10월 말, 동아시아 근현대사연구모임에선 김보현 성공회대 사회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의 최근 책 '박정희 정권기 경제개발'을 놓고 토론했다.

박정희를 새롭게 볼 수는 없을까.
지금껏 정리된 것을 보면, 그는 비록 독재자였으나 경제발전을 일군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를 비판한 진보학자들도 최근엔 그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리더십의 결정체는 '5%의 지시, 그리고 95%의 확인'이란 말로 드러난다. 요즘 노무현 정부는 서론에만 강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데, 박정희에게 이런 점은 배울만 하다.

하나 더. 박정희를 따랐던 당시의 엘리트들은 박정희의 예측 능력에 감탄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전쟁의 시기와 북한군의 유입경로를 매우 자세하게 예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가르쳤다는 육사 생도들은 모두 그를 따르게 된다. 그의 리더십은 그가 일군 실적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가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에선 "그의 목표지향적 리더십"을 지목한다. 자유롭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개인의 열망과 국가의 열망을 조화시켜야 하고, 여기서 목표지향적 리더십이 필요하단 얘기다. 이들은 정치의 요체를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는 정치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은 국가의 열망을 위해 개인의 열망을 한쪽 방향으로 강요했던 행태는 되풀이해서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정희의 공과는 이쯤하고, 나는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다. '개발연대기 우리가 일궈냈던 압축적 산업화의 경험을 아시아 저개발국가들에게 나눠줄 수는 없을까?

이는 '잘 살아 보겠다'는 공동체의 열망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민족적 열망과 국가의 열망을 일체화 시킬 수 있을 때, 국가가 원하는 대로 국민이 움직인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다시피 한국은 70년대 정부가 노동자를 탄압하면서 노동운동의 시대로 접어든다. 이는, 한국이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노동자들의 생산성에만 의존한 결과다.

그러니까, 정부의 역할은 노동력을 관리하는데 모아진다. 왜? 노동력의 상승만이 자본을 축적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당시 한국엔 노동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압축적 산업화의 경험을 수출한다는 이 점에 유의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이 한국의 진보학자들도 박정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지 않는 이유다. 한국전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이 일군 압축적 산업화와 민주화...이것은 세계 유래를 찾기 힘든 우리만의 성과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유엔 사무총장 수락 연설에서, 한국이 일군 두 가지 기적을 저개발국가와 공유하라는 국제사회의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이 경험을 아시아와 나눈다면, 아울러 그들의 발전에 한국이 공헌할 수 있다면, 그들이 발전하면서 한국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면, 우린 세계사에 또 다른 역사를 일군 민족으로 기록될 것이다. 제국주의적 영토확장이 아니라, 상생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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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6/11/01 09:08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이런 정희 흉아의 특징의 일부분이 명바기 흉아의 일면과 닮은 점이 많아서, 사람들이 열광을 하나 봅니다.
    사실 백성들은, 난세에 영웅을 원하게 되어 있지요.

  2. feedforward 2006/11/01 10:44 PERMALINKMODIFY/DELETE REPLY

    그렇죠. 이건 쪼금 다른 얘긴데, 요즘 무당들은 손학규가 대권을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쉿! 천기를 누설하진 맙시당...)

  3. feedforward 2006/11/28 08:23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압축적 산업화의 폐해는 인적 자원과 자본이 특정 재벌에게 쏠렸다는 것이고, 지금 우리는 그 폐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다. 특히 재벌그룹의 경우, 부메랑이 되어서 자신의 목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단적인 예가 협력사와 비전과 기회를 공유하지 못해 발생하는 엄청난 기회비용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어느 구름에 비가 숨어 있을까'의 글에 밝힌 바 있다.

  4. feedforward 2006/11/28 18:14 PERMALINKMODIFY/DELETE REPLY

    자와할랄 네루는 "인도를 통치한 영국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제국주의 본연'이라 할 수 있는 타 민족보다 우월한 지배 민족의 이데올로기라고 밝힌 바 있다. 인종차별적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에 의해 명백히 선언'됐고, 인도인은 모욕과 굴욕을 견뎌야 했다.(노엄 촘스키, 우리의 미래를 말하다) 민족주의를 힘으로 뻗어나갈 때, 우려할 점은 바로 한민족 우월성이란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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