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재벌의 공생관계

지난해 한창 검찰이 재벌의 비리를 밝혀낼 때,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다니는 임원과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어쨌든 돈이 있는 놈을 조져야 돈이 나오게 돼 있어. 삼성을 봐. 노무현 정권이 초기부터 재벌들 조져대니까, 빛보는 자들이 검사들이야. 대거 삼성으로 영입됐잖아."

이같은 현상에 대해 노회찬 민노당 의원은 '법경유착'이라고 했다. 정부의 재벌조지기로 가장 큰 혜택을 누린 사람들이 판, 검사인 셈이다. 돈과 인력이 어떤 계기로 흘러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밖에서 볼 때는 정권이 재벌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있는 놈들끼리 다 해 먹는 구조가 만들어 진 셈이다.

조선 중기 송시열 선생과 예송논쟁을 벌였던 미수 허목 선생은 당시 나라의 위기를 기회로 배를 채우는 사대부를 향해 엄중하게 경고한 바 있다. 병자호란, 정유재란을 겪은 조선왕조가 북벌론을 앞세워 군비를 강화하려고 할 때 허목 선생이 이를 반대했다. 이유? 병사 수가 늘어남에 따라 군사 유지비가 커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호포제 강화론이 일어나면서 백성의 삶이 피폐해질 우려가 컸다. 게다가 사대부들이 사병을 거느리게 되는 효과까지 있다는 점을 허목이 지적한 것. 명분 뒤에 숨은 집권세력의 시커먼 욕심은 오늘이라고 다를까.

재벌 조져서 얻은 게 뭔가.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대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고, 국민을 먹여살린다는 논리를 강화한 것밖에 뭐 있나. 1%가 99%를 먹여살린다는 논리는 99%가 수치스럽게 1%의 은덕에 의존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력으로 세상과 승부하려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빌붙어 살아야 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요즘 대한민국엔 검찰밖에 일하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좀 아쉬운 부분은 이런 구조를 이용하는 일부 재벌과 판검사들이 있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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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6/08/31 16:53 2006/08/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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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jai 2006/08/31 17:54 # M/D Reply Permalink

    검찰이 재벌을 조지는 게 아니라, 재벌시스템을 시장에서 판가름 하게 만들었어야 하는데요. 그래서 전 장하성 교수의 도전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칼로 바꿀 수 있는 것 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2. feedforward 2006/08/31 23:57 # M/D Reply Permalink

    장교수 팬이 여기 한 명 더 있구먼. 검찰과 재벌의 공통점이 있다. 냅두면 끝없이 날뛴다는 것. 내가 보기에 중요한 건,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십 같은데. 리더십을 갖춘 존재 혹은 존재들이 검찰과 재벌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해. 장교수도 이런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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