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암울하다.
앞으로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암울한 이유?
그중 하나는 미국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
세계는, 한국은 그에 대한 대책이 없다.
디플레이션이 가속화 되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회보장 기금이 고갈되기 시작하는 2015년, 미국의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GDP의 25%로 떨어지는 2008년 말,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영미식 자본주의와 세금 등 국민부담율이 50%에 달하는 북유럽식의 자본주의를 선택해야 하는 2006년이...
한국으로선 미래를 가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7월24일 저녁, 광화문의 한 세미나 룸에서 동아시아 역사연구모임이 있었다.(사진에서 흰 와이셔츠 입은 분) 그날은 세미나 참고서 '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을 펴낸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이 함께 했다. 피자는 소화가 안 된다면서 녹차 한 잔으로 두 시간 동안 강연과 토론을 이끌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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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상무는 미국의 힘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단적인 근거. 이 거 조금 어려운데...
미국 시장 대비 이머징 마켓의 상대 PER(주가를 주당순익으로 나눈 것)가 높아지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미국 기업의 순익이 증가해도 주가에 반영되는 정도가 이머징마켓(세계 신흥시장)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미국 투자를 기피한다는 뜻도 된다.
이 현상은 정확히 2001년 9월11일 뉴욕 쌍둥이 빌딩이 테러로 공격당하던 날부터 시작됐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는 결정적 요인은 전세계적인 디플레이션 현상. 공급과잉으로 요약되는 디플레이션은 과학기술의 발달, 이데올로기의 종말, 세계화, 자원부족, 고령화 등 5가지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공급과잉은 기업의 투자를 막고,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의 저금리 정책을 부추긴다. 수요가 부족해 물가는 떨어진다. 성장율은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진다. 다시 저투자, 저금리, 저물가 현상으로 악순환된다. 이게, 홍 상무가 그리는 미래의 암울한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의 헤게모니 약화가 부채질한다. 금융독점, 소프트 파워, 자원독점, 군사력, 과학기술 등으로 세계를 독점 지배한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 내부의 갈등으로 점차 힘을 잃어간다. 달러약세는 이 과정을 빠르게 진행시킨다. 미국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에겐 치명적이다.
홍 상무의 말 중에 선명한 형태로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적(공산주의, 사회주의)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 이는 짐 데이터 교수(퓨처리스트 항목) 인터뷰에서도 논의된 적이 있는데, 대안이 없는 주의(ism)는 불안하다는 지적과 같다. 그러니까,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이 아니고, 아직 붕괴되지 않는 것이란 얘기 말이다.
공산권과 대립하던 자본주의는 따뜻한 면모가 있었다.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려면 복지에도 신경쓰는 등의 노력을 했다는 것. 그러나 적이 사라진 자본주의는 19세기 자본주의 태동기의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 홍 상무의 진단이다. 무자비한 자본주의는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더욱 강력해진 좌파세력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Posted by ohn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