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범죄자들은 누구인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 이들은 악인(惡人)인가. 우리 사회는 아직 어둠의 세계에 사는 범죄자를 정면으로 바라본 적이 없다. 쳐다보는 것조차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가둘 수 있어도 죄는 가둘 수 없다. 죄의 ‘싹’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어디선가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난다. 한국 사회의 그늘과 우리의 자화상.


강덕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심리과 과장


-어렸을 때 가장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가요.

“캄캄한 밤에 대문 앞 쓰레기통 옆에서 누나 손을 잡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디 가셨나요.

“교회에 가셨어요.”

-기다리다가 안 오면 어떻게 합니까.

“그냥 굶고 잡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여자 셋을 강간한 뒤 목을 졸라 살인한 H씨. 교도소에서 마주 앉은 그는 20대 중반, 훤칠한 키 그리고 여자에게 꽤 인기를 얻을 법한 호남 형이었다. 직업은 레스토랑 웨이터. 아버지는 청소부였고 성실하게 일한 덕분에 2층집을 지었으며 두 남매를 키웠다. 이런 것만 보자면 그는 평범하게 자랐을 법 했다.


문제는 그의 어머니였다. 교회 활동에 과도하게 몰두하다보니 아이들이 정작 필요할 때 없었다. 두 남매는 어머니를 기다리다 지치면 밥도 굶고 잤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H의 마음속에 ‘공허감’이 쌓여갔다. 우울증은 약물로 어느 정도 치료가 된다고 하지만 공허감은 약물로도 치유할 수 없다. 신체는 건강했지만, 마음은 유약했던 H의 어린 시절은 반복된 공허감으로 가득 찼다. 어머니가 없는 자리에 대신 들어간 것은 여자에 대한 증오심이었고 그 뿌리는 깊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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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6/07/24 18:26 2006/07/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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