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의 댓글에서 Here님께서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 한말씀 해주셨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학계 논문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KAIST 이상엽 교수님의 지상강의를 청할까 합니다.
이 교수님은 화공학을 전공하시고, 대학원에서 대사공학(systems biotechnology)을 연구하신 분입니다.
얼마전 미국 공학한림원의 회원이 되셨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분의 ...연구실적이나 연구원 경영 철학, 전략 등을 보면...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다음은 브릭에서 이 교수님을 인터뷰한 것 중 발췌한 부분입니다.
(http://bric.postech.ac.kr/myboard/read. ··· flag%3D2)
특히, 이 교수님이 강조한 "미래이력서"와 "논문은 story!"라는 대목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울러 연구자의 태도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 교수님께 한 수 배웠습니다...!
-------------------------------------------------------------
우리 연구실에서는 학생이나 연구원이 새로 들어오면 "미래 이력서"를 받는다. 지금부터 65살이 되었을 때까지의 이력서를 써보라고 한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 목표가 된다. 그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본인은 최선을 다해야 하고, 나는 그것을 보고 거기에 맞는 지도를 한다. 목표가 뚜렷하고 달성하기 위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받은 모든 상은 사실, 내가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실험실에 주어진 상이고 우리 학생들을 대표해서 내가 받은 것이라고 본다.
논문을 잘 쓰는 방법
과학자에게 논문을 잘 쓰는 방법은 아주 중요하다. 곧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 과학문화재단에서도 연구자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달라는 것이다. 과학과 기술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필요한 일부로서 행하는 것이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고 기본적인 본능인 우리의 호기심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과학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연구한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함으로써 다른 연구자도 즐겁게 할 필요가 있다.
논문은 데이터를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니라 story(이야기)이다. 그래서 논문은 반드시 story가 있어야 한다. 논문을 쓸 때 story를 전개하려면 기,승, 전, 결이나 introduction, materials & method, result, discussion 등으로 기본 형태가 정해져 있다. 한 10년 동안 학생들의 논문을 읽고 고치면서 보면 대부분 result & discussion에 쓸 것을 introduction에 써 놓고, 또는 introduction 에 들어갈 것이 result & discussion에 써 놓는 경우가 많다. 한단계 발전된 것이 introduction에 쓴 말을 discussion에 또 쓰는 경우이다. Discussion은 말 그대로 토의다. 결과를 토대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물학적 의미는 무엇인지, 앞으로 연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고 아직 문제로 남은 부분은 무엇인지를 써야 한다. 데이터를 발표할 때에도 이왕이면 체계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게 해야 한다. 이런 것은 기본이지만 항상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Result를 서술하거나 정리하는 방법, discussion을 잘 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리고 introduction에는 반드시 왜 이 연구를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주어야 한다.
나는 논문 리뷰를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다. 논문 심사를 할 때 고개가 끄떡끄떡하면서 내려가면 합격 선으로 점수가 올라가는 것이고, 물음표가 붙기 시작하고 나중엔 물음표가 많아지고 거기에 성의도 없이 영어 철자도 틀리면 불합격이 되는 것이다. 논문 잘 쓰는 것은 기본이고 심사위원이 리뷰할 때 기분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논문을 많이 투고하는데 예전 서면으로 제출할 때는 스탬플러로 찍을 때도 삐뚤어지지 않게 예쁘게 찍고 혹시 논문 읽다가 손이 찔릴까 봐 테이프도 붙여주고 하는 정성을 들였다. 최대한으로 심사위원을 배려하는 자세로 투고를 하면 1점이라도 더 점수가 올가는 것이다. 물론 논문을 잘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영어 문제가 나온다. 나도 영어를 완벽하게 한다고 할 수가 없어서 말할 방법이 없다. 끊임없는 노력하고 고치는 수 밖에 없다.
Posted by ohn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