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에 '미래학 이야기' 연재를 마쳤습니다.
10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었습니다.
중간에 그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 것이겠습니까? (아예, 한국을 떠난다면 몰라도...)
엄살을 부려서 죄송합니다만, 힘든 것은 사실이었는데...
그래서 그랬을까요?
마지막 글에선, "더 멀리 보려면" 그리고 "오늘을 더 분명하게 보려면"
가던 길에서 '잠시' 멈춰야 한다고 썼죠.
멈출 수만 있다면...더 멀리 갈 수 있을 텐데...뭐, 이런 바람을 담았다고 할까요?
'아, 나도 이젠 멈추고 싶다...' 혹, 이런 마음을 들켰는지도 모르겠고요.

이곳 하와이 촌구석에 기자 선배 한 분이 미래학 연구하러 오셨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서 미래팀을 이끌던 최준호 기자입니다.
오늘은 최 선배와 이규연 중앙일보 사회부문 에디터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시작됐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그 후에, 이규연 에디터의 기사를 몇 개 찾아 읽고는 포스팅할 마음이 생겼습니다.
바로, '멈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멈춤.JPG

(멈춤이라는 단어로 구글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위 그림이 나옵디다.
나도 예전에 보던 사진인데, 미국 노동자들이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고,
크레인 난간에 앉아있어서 그런지 아주 위태로워 보입니다만,
휴식이 주는 달콤함 때문인지 표정은 누구하나 어둡거나 두렵지 않습니다.
묘한 감정의 역설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인데, 진짜 사진은 아니겠죠?)

참, 저 그림의 출처를 보니, 저도 몇 번 뵌 적이 있는 구본형 소장의 웹사이트였어요.
이 웹사이트에 오병곤님이 이런 글을 쓰셨더군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자신을 천천히 되돌아 볼 시간을 갖고 주기적인 휴식을 취해야만
,
신선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재충전하고 일의 가속도를 높일 수 있다
.
파스칼은인간의 불행은 단 한 가지
,
고요한 방에 들어가 휴식할 줄 모르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
(출처: http://www.bhgoo.com/zbxe/ourbooks/85139/page/3)

다시, 이규연 에디터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가 탐사보도협회 회장이 되고, 숱한 탐사보도로 많은 주목을 받게 된,
첫 기사가 2001년에 쓴 난곡 리포트였다고 합니다.
그는 이 기사를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난곡 리포트는 미국에서 연수할 때 슬럼가에 만연한 가난의 대물림을 추적한 보도를 보고 기획한 것입니다."

일상에서 멈춰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때,
전혀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은 예전에 내가 가던 길과 같아 보입니다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나의 인생을 힘차게 굴러가게 하는 축을 찾지 못하면,
우린 속절없이 늙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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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빛 2009/10/06 18: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지점에 존재하는 것이 멈춤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좌절도 없이 지금 이순간에 딱 멈출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그러한 순간은 죽음 때만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다가올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
    삶의 마지막 한 순간, 모든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현인으로 눈을 감는게 아닐까요.

    미래학은 희망찬, 바람직한 미래상들을 설계하는 학문인 동시에 자발적 "멈춤"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제시해주는 이정표가 되리라 믿습니다.

  2. Lane 2009/10/07 10: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미래도둑님 글은 그 자체가, 제가 처음 여기 들르기 시작했을때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잠시라도 '멈출 수 있는 기회'를 주셨었습니다.

    아주 가끔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먹고 살기 급급한, 소신민인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얘기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도 미래도둑님 글은 빼 놓지 않고 읽고 있는 게 왜인지 모르겠네요. ㅎㅎ

  3. 한빛 2009/10/07 12: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시작했다가 엉뚱한 답글만 남겼었네요.
    미래도둑님 연재해주신 글, 그리고 이곳에 올려주신 글을 보면서
    미래학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여러번 다시 곱씹고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많이 이끌어주세요.

  4. 가끔 변경연사이트 들어가는 사람 2009/10/09 01: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끔 구본형 소장 웹사이트 (변화경영연구소, 줄여서 변경연 사이트)에 들어가서 글을 보는 사람인데요.
    위에서 인용하신 글은 구본형 소장이 아니라 오병곤이라는 분이 쓰신 글입니다.
    맨 위에 글쓴이가 '오병곤'으로 나와 있습니다.
    괜한 딴지는 아니고 미래도둑님께서 멈춤에 대해 좋은 글 쓰셨는데, 엉뚱한 곳에서 얼룩이 보여서요.
    아, 저도 '미래학 이야기', 다는 아니지만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

    • 미래도둑 2009/10/09 11:01  address  modify / delete

      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사실, 저도 글 쓰면서 필자를 찾았는데, 보이지는 않고. 구 소장께서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글에선 "구 소장이 쓴 것으로 보이는"으로 살짝 피했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감솨. 그리고 반갑고요. 본문에선 내용 고쳤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