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전과 미래학

from 잡담잡설 2008/02/29 10:05
동학 교주, 최제우 수운선생이 쓴 동경대전에 이런 말이 있다.

修者 如虛而有實
聞者 如實而有虛也.

도를 닦는 사람은 허한 것 같으나, 실지가 있고...
도를 듣는 사람은 실지가 있는 것 같으나, 허하다...
(윤석산 번역, 동학사)

여기서 도를 미래로 바꿔보자.
한국은 미래에 대해 들으려는 사람만 많다.
미래를 닦으려는 사람은 적다.
나는 '미래를 닦는다'는 말을 '미래와 관계를 맺으라'는 것으로 해석한다.
어떤 미래든지 당신이 꼭 실현하고픈 미래와 친구 사귀듯 관계를 맺으라.

그럼, 그렇게 한다고 우리의 미래가 다 실현되는가?
그렇지 않다. 실현되는 미래만 진짜 미래다.
실현되지 않는 건, 뭔가 조합이 잘못된 거다.
뜻이 삐뚫어져 있거나, 동조하는 사람이 없거나, 실현하려는 의지가 약하거나,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르거나.

미래학자(Futurist)를 우리의 문화로 번역하면, 수자(修者)다. 닦는 사람...수행자(이슬람에선 'Sufi'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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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안 2008/03/01 08: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최근에 읽거나 들은 얘기 중에 가장 가슴에 와닿는군요..감사합니다..

  2. 산나 2008/03/08 19: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난 조합이 잘못된 것이 확실하군요.^^;

    • 미래도둑 2008/03/10 15:11  address  modify / delete

      크~산나님도...
      여기 와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현재란 없다"는 말만큼 기억에 남는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제 블로그 이름도 '오늘'로 정했습죠. 다석 선생이 오늘은 '오! 늘~ 있는 것'이라는 말씀을 따라서 이렇게 지었는데.
      사실 현재는 늘 찰라에 사라지고 맙니다. 어쩌면 우리는 늘 미래에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리얼리티'는 영원히 잡을 수 없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우린 꿈 속에서 헤매다 이 세상 하직하는 것 같아요. 리얼리티를 잡는 것 보다 꿈을 잡는 게 더 '리얼하다'는 것...흠...써놓고 보니 꽤 근사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