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능선을 넘으려면...

일전에 경북대 경제학과 석좌교수이자,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김영호 선생님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장흥아트파크 후기-시즌2쯤 될 것 같은데.
그분의 현실 진단과 해법을 이번엔 작품으로 표현해볼까 합니다(이건 레인님의 표현방식을 빌려온 것인데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작품 해석은 제 맘대로 한 겁니다.

박선기- '존재, 계단' 2006년

한국은 현재 8부능선에 머물러 있다.
이제까지는 가난의 한, 못 배운 한으로 여기까지 왔으나, 이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끊어져 있다.
우린 성장과 분배, 산업화와 민주화, 자유와 평등의 갈등을 두고 서로 발목을 잡고 있다.

8부 능선을 돌파해 정상에 가자면, 山頂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혹자는 선진화라는 상상력을 동원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진화는 남을 흉내내자고 하는 것일뿐. 우리 안의 갈등을 우리식으로 푸는 길은 될 수 없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너무 힘들어, 그 에너지는 우리 안에서 나와야 한다.
우리 안에 있는 갈등은 무엇인가. 우린 어떤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가. 우리 안에 서로 대립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이걸 알아야, 그걸 푸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텐데.









현혜성 '온풍' 1996년

등산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8부 능선에선 어디선지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온다고. 그 바람이 묘하게도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고, 그 바람을 타야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갈등을 화해시키는 바람,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는 바람, 극단보다 중도의 새로운 길을 내주는 바람.

작품을 보니 외풍을 막아주면서도, 하늘은 틔워준다. 성장하는 통로는 열어주는 것 같다. 이런 바람이 지금 필요하다.

















한진섭 '행복하여라' 2002년

8부 능선을 돌파하는 길은 우리의 전통 민요 '아리랑'에 담겨있다고 한다.

나를 버리고 가는 님은 10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함께 가지 않으면 발병 난다는 말, 대기업와 중소기업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서울과 지방이 함께 가는 길. 그것은 희생의 교대. 있는 분들이 조금만 양보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나올 것 같은데.



유영교 '샘' 2000년

정상에 가면 뭐가 있을까.
맑은 샘물이 있을 것 같다.
18세기 실학파 초정 박제가 선생은 "경제란 우물과 같은 것이니, 이를 줄곧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버린다"고 말한 적 있다. (북학의에서)

우리가 정상에 서면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경험에 목 말라 할 것이다. 제네는 어떻게 정상에 올랐나 하고 궁금해 할 것이다.
산업화에 대한 경험, 민주화에 대한 경험, 양자를 통합해 우리만의 방법에 대한 경험. 이런 경험을 나눠주고 그들의 갈증을 풀어줄 때, 우린 새로운 경험, 새로운 위치에 서게 된다. 식민지를 만들지 않고도 선진국이 됐다는 자부심, 그걸 배우려는 제3세계.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어야 할 텐데. 꼭 그런 우물을 만들어야 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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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nul

2007/03/20 08:34 2007/03/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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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7/03/20 10:02 # M/D Reply Permalink

    역시 범우주적인 고민을 하시는 미래도둑님이십니다. ㅎ

    1. 미래도둑 2007/03/20 11:23 # M/D Permalink

      크~범우주적 고민이라뇨, 한국적 고민! 그나저나 외계인은 2030년쯤 볼 것 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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