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소장과 21세기를 얘기하다-3편>

미래학자 중에 빌 할랄(William E. Halal)이란 분이 있다.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과학부 교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영학자로 평가 받는다.


할랄 교수는 퍼듀대에서 공학, 버클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공군 장교 시절 우주비행선 아폴로 계획에 참가한 적이 있다. 현재 세계를 움직이는 미래학자 100인에 올라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에 조언하고 있다.



그를 지난해 겨울에 만났는데,
나에게 15년 동안 개발한 미래예측 사이트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가 개발한 테크캐스트(www.TechCast.org)는
전세계 100명의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기술의 변화를 예측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100명은 모두 박사 출신으로 세계적인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경험이 있고,
자기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허를 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술이 등장하면 이들은,
이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창출할 시장의 규모, 실현 시기를 구체적으로 예측한다.
예컨대 인공지능은 2019년 상용화하고, 시장의 규모는 5700억달러, 전문가들의 신뢰도는 62%다.

예측은 한 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신기술과 연관된 기술이 등장하면 전문가들은 이를 논의하고 의견을 조정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것, 이것이 테크캐스트의 장점이다.
할랄 교수는 “지난 15년 동안 실험한 결과, 오차가 매우 작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지난해부터 유료화(연간 950달러)했는데, 첫 번째 고객이 한국인이었다”고 말했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건 불변의 명제다.
신이 아니고서는 1초 후의 일조차 알 수 없다.
그런데 비슷한 미래는 예측할 수 있는 것 같다.
정확하게 며칠 몇시에 일어난다고 할 수 없지만, 비슷하게 알아 맞힐 수는 있다.

큰 방향에서 예측한대로 흘러간다면 이것만 해도 대단한 거다.
할랄 교수는 여기에 도전했다.
핵심은 실시간 검증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그걸 15년 동안 검증했다는 사실이다.

김광수 소장도 최근 이런 네트워크 구축을 마친 것 같다.
김 소장에겐 그의 시각을 들으려는 팬들이 있다.
이 팬들도 실력이 있는 분들이다.
김 소장은 그가 생각한 정책이나 문제 해결방안을 이들에게 실시간으로 묻는다. 검증 절차를 밟는 거다.
그러면 피드백이 들어오고, 그에 따라 타당한 지적이나 미처 생각지 못한 제안이 들어오면 수정한다.
이를 통해 나온 정책은 현실에 바로 대입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 된다.

발신력을 갖추면서도 실력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권력자가 된다.
이런 기업이 앞으로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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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ne 2007/01/23 09: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음.... 저처럼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사람이 미래 예측 시스템을 구축할려면, 신내림을 받는길이 가장 빠르겠군요...
    육교위에 부채하나 들고... (-_-)ㅋ

    • 미래도둑 2007/01/23 15:54  address  modify / delete

      부채신이라...순간 어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레인님의 발신력과 네트워크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습니까.

  2. 인간희극 2007/01/24 10: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기업의 정보망이 별을 덮고 전자와 빛이 보편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국가나 민족이 소멸될 정도로까지는 정보화 되어 있지 않을 가까운 미래." 공각기동대에서 오시이 마모루가 예측한 2029년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소름끼치는 대사가 한두개가 아닌데 '사이보그'나 '전뇌'라는 과학기술이 2029년에 실현될까하는 의구심을 제쳐두고서라도 정보와 네트워크가 고도로 발전된 사회 속에서의 '인간'에 대한 철학적 물음과 그 대답이 이처럼 명확하게 드러나는 텍스트도 별로 없습니다. 물론 제 얇디 얇은 경험 내에서 드리는 말씀이지만요...안 보셨다면 한 번 보세요. 아마 돋은 소름이 며칠은 갈 겁니다.

    " '나'란 무수히 접속된 네트들 사이에서 흘러가고 흘러오는 정보들의 한 교차로가 아닐까?"-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중에서-

    • 미래도둑 2007/01/24 14:58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봤습니다. 소름돋는 미래가 아닐 수 없죠. 100% 동감입니다. 뽑아주신 멘트도 훌륭합니다. 감솨. 아! 며칠 전 교보문고에 갔는데, 다음 네티즌이 뽑은 책 10위 안에 빨간공이 랭크돼 있더군요. 반가웠어요.

  3. 인간희극 2007/01/24 16: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요? 반가운 얘기네요...미래도둑님께서도 '빨간 고무공의 법칙' 여기저기 소문 좀 내주세요^^

    제가 조금 뜬금없이 공각기동대 얘기를 꺼낸 건, 인형사와 쿠사나기 소령이 융화되어 새로 태어난 작은 소녀가 복잡하게 얽켜있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자 어디로 가볼까나. 넷은 방대하니까 말야.'라고 독백하는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장면에서 문득 기자님의 블로그가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여러 미래학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전혀 새로운 개체로 거듭나, 광활한 넷의 세계를 내려다보려하는 기자님의 모습이 오버랩됐다고나 할까요^^
    공각기동대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니라 고도화된 정보사회에서 한 단계 진화된 인간의 모습을 그린 유토피아적인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어제 심심해서 오랜만에 다시봤는데 오시이 마모루란 감독, 정말 미친듯이 머리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수준의 담론을 내놓는 작가가 있는지 좀 알고 싶기도 하구요... 공각기동대 후속편인 '이노센스'도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기자님, 건승하시구요, 이렇게 댓글로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래도둑 2007/01/28 17:21  address  modify / delete

      저, 여기저기 소문 많이 냈슴다. 실제 빨간공 책을 선물하기도 했고요. 이번엔 대박 함 봐야 하는데 말이죠...공각기동대의 시나리오를 구상할 만큼의 창의력을 갖춘 작가들은...글쎄요 저로서도 누가 있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