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래학자의 출발은...
자신이 부모가 됐다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오른쪽, 로버트 드 니로를 연상시킬 만큼 멋있는 할아버지 이름은 피터 슈워츠. 그는 로열더치쉘이란 석유회사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을 줬다...어떻게? '시나리오 기법'이라는 미래예측기술을 썼다는데.
그가 쓴 책 '미래를 읽는 기술'을 통해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알려진 인물.
눈길을 끄는 대목(책 속에서)은 그가 44세 때(지금은 70세쯤 됐을 것) 돌을 갓 지난 아들에게 쓴 편지형식의 글에 있는데.
"계획 자체에 확신을 갖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건 어떤 의미일까. 미래를 전망해 보고 그에 행동할 수 있는 너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신뢰하는 것이란다. 그것은 네가 어떤 상황에든 철저히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지. 너에겐 너만의 '작전실'이 있고, 그곳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거야. 어떤 상황이 닥치든 결코 그 상황의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야...(후략) 아빠가."
생각해 보니,
more..
나도 아들이 태어났을 때, 그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고,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2003년에 태어난 아들은 2100년을 볼 수 있을 것이고...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 미래는 상상하기도 힘들겠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표수집에 열광한 적이 있다. 그땐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세상이란, 꿈도 꿔보지 못했다.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2100년의 세상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겠지...
그의 책을 2005년 8월에 읽고, 난 책 앞 장에 짧은 '독후감'을 남겼다. 이렇게...
"2005년 8월22일 휴가 마지막 날, 저녁 9시30분 차 안에서 하늘을 보았다. 해가 떨어진지 꽤 된 것 같았는데, 쪽빛 하늘,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 수십킬로미터 뒤쯤의 산들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러나 집으로 들어와 형광등을 켜자 하늘은, 구름은, 산들은, 자취를 감췄다...너무 밝은 빛이 곁에 있으면 멀리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아버지는 밝은 빛이 아니었다. 아들이 멀리 볼 수 있도록 은은하게 비춰주던 달빛이었다. 먼 곳을 보고 꿈 꿀 수 있도록 도와준...나도 아들에게 이런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다음은 그가 쓴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시나리오는 두개의 세계를 다룬다. 사실로 이뤄진 세계와 인식으로 이뤄진 세계. 시나리오는 사실을 탐구하지만 실제는 의사결정자의 인식체계를 겨냥한다. 시나리오의 목적은 전략적으로 의미있는 것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변형해 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시나리오로 새로운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면 경영자는 이제껏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창조적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될 핵심 인물들의 태도와 사고 방식을 상상하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적 신화는 재건과 자기신뢰로 이뤄져 있다. 일본 통산성의 실적은 일본이 지닌 신화의 발현에 가깝다. 일본의 스토리는 끊없이 이어지는 재난의 역사다. 이 작은 섬나라에 지진, 화산, 태풍 그리고 현명하지 못한 지도자라는 4대 악재와 마주하고 있다. 그들의 역사는 생존을 위한 역사다. 일본인이 돈을 모으는 이유는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큰 재앙이 지나가면 다시 나라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핵심 인물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오랫동안 내려온 신화를 분석해야 한다는 뜻에서...)
-프랑스 시인이자 철학자 폴 발레리는 미래를 정확하게 내다보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그는 동트기 전에 일어나 제일 먼저 마음속에 떠오른 것을 기록했다. '자유연상'을 심리치료법으로 발전시킨 프로이트처럼, 발레리는 자발적이고 때로는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그런 기록이 자신의 습관적인 사고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개 무의식적으로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세 가지 관점(낙관, 비관, 현상유지) 모두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나는 최종적으로 이 세 가지 관점을 서로 보완한다. 내 안의 낙관주의가 잠시나마 장밋빛 안경을 벗고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 혹시라도 함정이 놓여있지 않은지 조심스럽게 앞을 살펴본다. 동시에, 내안의 비관주의는 혹시나 마주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아주 좋은 해결책이나 성공의 길을 찾도록 한다. 그리고 현상유지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때, 그것이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는 가정을 버리고 그 변화를 감지하고 대비하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기레이!)
-(피터는 소련의 붕괴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데, 여기 그 과정이 적혀 있다.) 소련의 정책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탐구한 결과, 생산성 감소와 20년간 출생률의 감소에서 찾았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면 소련이 택하는 길은 두 가지다. 엉망진창인 채로 버티거나, 굳게 닫힌 문을 개방하거나.
-(적절한 질문이 시나리오 작성의 기본인데, 이 부분을 설명한 대목) 작은 구멍가게 바로 옆에 세븐일레븐이 들어섰을 때...걱정스런 가게 주인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이 사업을 그만두는데 영향을 미치게 될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상황이 일어나면 내가 이 일을 그만두게 될까?"
만약, "내가 이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은 적합하지 않다.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만으로도 시나리오가 유명무실화 되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에는 스스로의 내적, 정신적 방어체계를 간파하는 솔직함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심사와 자신을 둘러싼 넓은 세계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나는 정기적으로 주파수를 변화시킨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만일 내가 소련의 경제학자라면?" "글로벌 틴에이저라면?" "컴퓨터 디자이너라면?" 이라고 질문한 뒤, 그들의 심정으로 어떤 정보를 찾고, 주목하는지 상상해본다. 그리고 이를 혼합한다. 정치가의 눈으로 온실효과를 보고, 과학자의 심정으로 다시 보고, 환경보호론자의 마음으로 다시 들여다 보는 것이다.
-말(horse)의 시각. 앞으로 뛰면서도 양 옆을 보고 있다. 미래학자의 시각은 말과 같아야 한다. 앞으로 나가는 길을 만들면서도, 끊임없이 주변부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지식은 항상 주변부에서 생겨나 무르익기 때문이다.
-(피터 이 사람, 요가의 효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군! 고통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있어!)) 당신 내부에도 여과장치가 있다. 어떤 책이나 잡지 기사, 특정 아이디어가 당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자신의 정확한 반응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라. 지루하게 느낀다면 다음으로 넘어가라. 불안하게 느낀다면 찬찬히 생각해보고 무엇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지 알아보라.

Posted by ohnul